남은 약정기간 따라 부담 축소…재약정 땐 할인반환금 유예도
보편요금제 압박에 낮은 자세업계 1·3위 협공… KT ‘고심’
SK텔레콤의 ‘세상에 없던 요금제’가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약정할인 반환금을 획기적으로 낮춘 게 핵심이다. 다른 통신사들도 저마다 요금제 등을 개편하며 통신비 인하에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에 앞서 고객들에게 먼저 ‘낮은 자세’ 전략을 취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른 모바일 시장을 최대한 뚫으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또 선택약정 고객이 기간이 끝나기 전에 재약정을 할 경우 할인반환금을 남은 기간에 상관없이 유예해 주기로 했다. 이는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가 지난 1월 먼저 도입한 제도다.
업계 2위인 KT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약정제도와 할인요금제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 3위가 본격적으로 요금제에 손을 대며 ‘협공’에 나선 만큼 조만간 KT도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은 이미 로밍 요금 할인, 맞춤형 요금제 추천 등 가입자 사수에 ‘올인’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금 할인을 포함해 고객 혜택을 확대하는 조치를 연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밍 요금에서 기존 분 단위 과금을 초 단위로 바꾸고, 첫 통화요금을 면제해 주는 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편요금제 도입 압박 등과 별개로 업계 스스로 가계 통신비 절감과 관련해 할 수 있는 성의 표시를 (고객들에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모바일 시장은 더이상 가져갈 가입자가 없어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요금제 개편으로 최대한 ‘이삭줍기’를 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8-03-06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