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대박/이경우 전문기자

[말빛 발견] 대박/이경우 전문기자

이경우 기자
입력 2020-01-01 21:50
수정 2020-01-0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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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헐, 대박!”

그게 진짜냐며 묻는 투로 감탄한다.

“대~박!”

‘대박’은 한때의 유행어를 넘어 특히 청소년들의 일상어가 됐다. 대박의 어원은 두 가지다. 하나는 ‘흥부전’에 있다. 다리를 치료해 준 흥부에게 제비는 보은의 뜻으로 박씨를 건넨다. 그 박씨를 심었더니 큰 박인 ‘대박’이 달렸고, 대박 속에서 온갖 금은보화가 나왔다. 이렇게 흥부가 큰 박에서 뜻밖의 재물을 얻었다는 데서 ‘대박’이 유래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노름판설이다. 노름판에서는 판돈을 ‘박’이라고 불렀다. 큰돈을 따면 ‘큰 대’(大) 자를 붙여 ‘대박 났다’고 했다. 이런 배경 탓에 ‘대박’은 애초 저급하게 취급됐다.

‘새해 대박 나세요’는 저급해 보이지 않는다. 존대도 하거니와 좋은 뜻에서 건네는 덕담이기도 해서 더욱 그렇다. 특정한 낱말이나 표현 그 자체에 대해 저급과 고급, 선과 악을 말하기는 어렵다. 말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시시각각 의미가 달라진다. 국정의 용어로서 ‘대박’은 저급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대박’은 쉽고 친근하고 유대감까지 전하기도 한다.

wlee@seoul.co.kr
2020-01-0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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