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선입견/김성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선입견/김성호 논설위원

입력 2010-06-08 00:00
수정 2010-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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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하수관 공사로 집 드나들기가 불편하다. 길이란 길은 온통 파헤쳐졌는데. 평소의 출입구를 봉쇄한 탓에 다른 쪽 문으로 난 먼 길을 다닌 지 달포째. 며칠 고생하면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빙 돌아다녔다. 불편함이야 조금 참으면 될 터. 그보다는 출근 때마다 출입구 봉쇄 사실을 잊어버리는 건망의 반복이 더 불편하다.

오늘 아침엔 잊지 않고 반대쪽 출입구 쪽을 향해 제대로 방향을 잡았는데. 아뿔싸. 오늘부터는 원래 출입구를 개방한단다. 반대쪽은 막고. 어리석다. 미리 알아 챙겼으면 이런 헛수고쯤이야 덜 수 있을 텐데. 미련한 선입견. 투덜거리며 내딛는 발걸음이 오늘따라 유난히 무겁다.

따져보니 엊저녁 아들녀석 일도 그랬다. 느닷없이 박박 깎은 삭발이라니. 반항? 투쟁? 가끔 엉뚱한 일을 벌여 놀라게 하는 사춘기의 녀석. 퉁명스러운 핀잔에 입을 닫곤 두문불출이다. 한참만에 말문을 연 녀석의 일성은 가상하게도 심기일전의 다짐이라는데. 속도 모르고 공연히 야단만 쳤으니. 미련한 선입견이다. 미안하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2010-06-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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