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캠프 그리브스/이경형 주필

[길섶에서] 캠프 그리브스/이경형 주필

이경형 기자
입력 2017-05-21 21:28
수정 2017-05-21 22:0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훈련과 경계 근무를 마친 미군 병사들이 막사로 줄지어 돌아오고 있었다. 한국전쟁이 정전된 이듬해부터 2004년까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2㎞ 떨어진 곳에 위치한 캠프 그리브스. 지난주 이곳의 막사 등을 둘러봤다. 미군들의 모습이 환영처럼 눈앞을 스친다.

지난 17일부터 ‘기억과 기다림’이란 주제로 옛 콘센트 막사, 탄약고, 체육관 등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땅에서 반세기 이상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다 철수한 폐허의 미군기지 건물이 미술전시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DMZ는 아직도 전쟁의 상흔을 안고 있다. 작가들은 아픈 기억을 평화의 기다림으로 승화시킨다.

한 막사에 전시된 DMZ 인근의 식물들로 이뤄진 미니 동산은 전쟁의 땅을 생명의 발전소로 치환하기에 충분했다. DMZ 숲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는 것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 주한 미군의 유일한 DMZ 부대가 머물렀던 이 기지의 작은 역사도 소개됐다. 미군기지가 주는 장소의 긴장성은 이제 새로운 평화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옹달샘으로 바뀌고 있다.

이경형 주필

2017-05-22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