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급 ‘화성-15형’ 옛소련 미사일 재활용 가능성 커”

“북한 ICBM급 ‘화성-15형’ 옛소련 미사일 재활용 가능성 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18 13:30
수정 2018-02-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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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옛소련 1960년대 폐기한 R-37 복제한 것” 분석도

북한이 지난해 시험발사에 성공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옛소련 미사일 설계도에 의존했거나 부분적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6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문은 미국과 독일 전문가들이 영국 군사 전문지 ‘제인스 인텔리전스 리뷰’에 기고한 북한 ICBM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최신형 미사일과 옛 소련이 제작한 미사일이 여러 가지 유사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외국 기술의 도움을 받았다는 가설은 북한이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신형 미사일 예비시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들 전문가는 러시아 기술자들이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생산 직전 폐기한 미사일을 포함해 옛 소련 시절 미사일 계열과 북한의 최신형 ICBM급 ‘화성-15’형이 너무 유사성을 많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성-15형은 지난해 11월 28일 시험발사 성공 이전에 공개된 적이 없는 신형이다. 최대고각으로 발사해 정점고도 4천475㎞까지 올라 동해에 탄착한 화성-15형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첫 미사일이다.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지난 2016년 시험발사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이 개발한 대다수 미사일 제작에 옛 소련 설계도를 참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해 2종류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연속 성공하는 등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그렇게 빠른 속도로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 의문을 품어왔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독일 뮌헨의 미사일 기술 전문가 마르쿠스 실러와 미국 정보기관의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였던 닉 한센은 “북한이 화성-15형 ICBM을 개발하면서 외부 지식과 기술, 하드웨어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컴퓨터 모형 작업과 북한 미사일 영상 분석 결과, 외부의 지원은 옛 소련 시절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서 받았다고 결론 내리고, 하지만 기술 이전의 시기와 방법은 정확하게 규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예를 들어 북한의 미사일 크기와 모양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옛 소련이 제조한 2단계 고체연료 미사일인 UR-100과 비슷하며 북한의 미사일 엔진은 옛 소련이 1965년 처음 제작한 RD-250 미사일 엔진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 연구진은 북한과 옛 소련 미사일의 유사성을 고려할 때 북한의 미사일은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하듯 중국이나 이란 기술을 이전받은 것이 아니라 옛 소련 기술을 재활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북한 미사일과 옛 소련 UR-100 미사일의 유사성이 높지만 북한 화성-15형은 옛 소련 시절 개발만 되고 전면적인 생산은 이뤄지지 않은 또 다른 미사일인 R-37을 복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옛 소련은 지난 1960년대 미국이 개발한 ‘미니트맨’ 미사일에 대적하기 위해 미사일 개발 2개 부서에 신형 미사일 개발 경쟁을 시켜 UR-100을 채택하고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R-37 미사일은 폐기 조치했다.

실러 연구원은 “증거는 없지만 화성-15형은 도난당하거나 암시장에서 팔린 R-37 미사일 기술이나 옛소련 시절 비슷한 미사일에 근거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 않으면 북한의 신형 미사일 조기 개발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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