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친구, 음식 아냐” 개고기 문화 비판에 20만명 ‘좋아요’

“개는 친구, 음식 아냐” 개고기 문화 비판에 20만명 ‘좋아요’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2-28 16:39
수정 2018-02-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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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참가 미국 선수 지적에 “문화 식민주의” 반론도

평창 동계올림픽은 끝났지만,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둘러싼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에 참가한 미국의 거스 켄워시(27)는 평창 올림픽 기간인 지난 23일 경기도 시흥의 개 농장을 방문했다가 열악한 환경을 보고 개 1마리를 입양했다.

켄워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입양한 개 ‘비모’(Beemo)와 함께한 사진을 올리면서 “개들은 친구들이다. 음식이 아니다”라는 제목 아래 입양 계기를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그러나 이 포스팅은 일부로부터 “문화 식민주의”와 함께 “서방의 이중기준”이라는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8일 보도했다.

켄워시는 포스팅에서 수많은 한국의 개들이 저녁 식탁에 올려지는 끔찍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켄워시는 “개고기를 먹는 것은 한국 문화의 일부라는 주장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내가 서방의 사고를 강요할 수 없는 장소라는 의견에는 동의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이들 동물이 다뤄지는 방식은 완전히 비인간적이며, 문화가 잔혹함에 대한 희생양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켄워시는 운동 기량은 물론 개인적인 취향으로 미국의 가장 유명한 동계 스포츠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땄고, 평창에서는 엄지손가락이 부러진 상황에서 결선 최종라운드까지 진출, 12위를 차지하는 투혼을 발휘해 주목을 받았다.

또 2015년에 커밍아웃한 그는 지난 19일에는 경기에 나서면서 남자친구와 가볍게 입맞춤을 나누는 장면이 미국 전역에 중계방송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켄워시는 소치올림픽에서도 안락사 위기에 처한 개들을 입양해 귀국했다.

이런 사정에 따라 켄워시의 포스팅에 소셜미디어 이용자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의 포스팅에는 ‘좋아요’만 20만5천 회가 넘었고 댓글도 1만1천 개 이상이 달렸다.

하지만 모든 이용자가 켄워시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한 것은 아니었고, 일부는 서방에서 식용으로 이용되는 돼지나 소, 닭 등 다른 동물들 역시 야만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며 “문화 식민주의”라는 비판을 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준 리는 한국인 대부분이 개고기를 먹지 않으며 그런 관습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켄워시는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동물 학대 전반보다는 더 손쉬운 문제인 개에 대한 학대를 끝내고 싶었다며 “한국 사람들 전체를 판단할 의도는 없었으며 그렇게 비쳤다면 미안하다”라고 사과했다.

평창 올림픽 동안 한국의 개고기 문화는 이미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CNN 앵커인 랜디 케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CNN 홈페이지에 ‘올림픽 그늘에 가려진 잔혹한 개고기 거래’라는 글을 올려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비판했다.

또 네덜란드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얀 블록하위선은 지난 21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제발 이 나라의 개들을 더 잘 대해달라”라고 말하고 자리를 떴고, 네덜란드 선수단장이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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