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상 이달 방미 틸러슨과 회담 예정…“국방장관·백악관 보좌관 만날것”
일본 정부는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 소식에 당혹해 하며 관련 정보 수집에 힘을 쏟았다.특히 후임으로 대북 강경론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내정된 것이 최근 급변하는 북한 관련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외무성 간부는 “갑작스런 경질 사태라서 앞으로 관련 정보를 분석해 나갈 예정”이라고 놀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특히 외무성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오는 16일부터 사흘간 미국을 방문해 틸러슨 국무장관과 회담을 할 계획이었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틸러슨 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4월초 방미, 5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의 사전 정지작업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외무성은 틸러슨 장관의 경질에도 불구하고 고노 외무상의 방일은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고노 외무상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만나 북한 정세와 관련해 논의하고 미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일본측 입장 등을 전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국무장관 교체에도 불구하고 미일관계나 미국의 대북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정권 들어 외교·안보 정책은 백악관 주도로 이뤄진 만큼 국무부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공고한 신뢰관계를 통해 미일동맹은 단단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국무장관을 대북 강경론자로 교체하게 되면 미국의 한반도 등 대외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과 중동 정책 등을 둘러싸고 국제질서와 대화에 따른 해결을 중시하는 틸러슨 장관은 강경자세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불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외교 수장의 교체는 트럼프 정권의 대외 자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교체는 정상회담 조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신뢰하는 폼페이오 국장에게 맡기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앞선 이번 교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노선을 이해하는 폼페이오 국장을 기용함으로써 북한과의 대화국면에서도 비핵화라는 최종목표는 양보하기 않겠다는 자세를 선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