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수로 시험가동은 성급한 관측이거나 틀린 것”

“북한 경수로 시험가동은 성급한 관측이거나 틀린 것”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30 15:30
수정 2018-03-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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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분석글 “환기탑은 원자로 사고 때 내부 감압 배기 시스템…원자로 가동 증기배출용 아니다”“흰색 증기 모양은 진입로 지표면을 착각했을 수 있다…가스라고해도 환기시설 점검인 듯”

북한이 실험용 경수로의 시험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는 “좋게 봐도 성급한 결론이며 (사실은) 틀린 것 같다”고 미국의 핵, 북한군사 문제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시험가동 정황 포착된 北영변 핵단지의 새 원자로
시험가동 정황 포착된 北영변 핵단지의 새 원자로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제공한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 있는 실험용 경수로(ELWR)의 모습. 미국 언론은 28일 군사정보 저널 ’제인스 인텔리전스 리뷰’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25일 촬영한 위성사진 판독결과 영변 핵단지의 새로운 실험용 경수로가 몇년에 걸친 공사 끝에 시험 가동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원자로 굴뚝에서 처음으로 연기가 관측됐다며 이는 북한이 원자로 정식 가동을 위해 가스 배출로를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ANL)의 핵실험 전문가 프랭크 파비안과 북한의 군사시설 등에 대한 인공위성 사진 분석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즈 등은 29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올린 분석 글에서 지난달 25일 인공위성 사진에 찍힌 “작은 증기 줄기 모양의 것”이 “진짜 증기인지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수로용 환기탑 꼭대기에서 나오는 것 같은 그것이 실제론 “진입로와 연관된 지표면의 옅은 색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착각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또 “그것이 설사 기체일지라도 그 기체가 뿜어져 나온 환기탑은 원자로 가동에 다른 배기가스나 수증기, 연기 등의 제거용이 아니다”며 “환기탑은 원자로 사고 때 원자로 내부 공간에 방사성 가스 압력이 높아지면 감압을 위해 가스 일부를 여과 장치를 거쳐 빼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따라서 그 사진이 가스 배출의 증거라면 경수로의 “시험 가동”의 증거가 아니라 “환기 시설, 즉 비상 상황시 과압 가스의 감압 시설을 시험하고 있다는 증거일 뿐”이라며 “이것이 반드시 그 다음 단계는 가동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이들은 뉴욕타임스가 환기탑을 연기 배출용 “굴뚝(smokestack)”이라고 표현한 것도 “경수로의 가동 단계에 대한 불필요한 혼란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자로의 환기용 굴뚝에서 배출되는 것은 비상 환기 시스템의 시험을 말하는 것이지 이 매체 제목처럼 ‘원자로에 불을 때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이들은 말하고 “환기 굴뚝에서 나오는 게 정말 연기라면 원자로에 화재가 났다는 뜻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점검 작업을 계속하는 것은 경수로 가동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뜻이긴 하지만 실제 가동 시점은 “외부의 관측으로는 언제일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북한 경수로에 대해선 이미 지난 2012년부터 ‘경수로 건설 핵심 단계 완성’, 2013년 ‘내년 상반기 완전 가동 가능’ 등의 관측이 제기돼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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