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AS] 반발하는 의료계 “CCTV로 방어적 수술 우려… 결국 환자 피해”

입력 : ㅣ 수정 : 2018-10-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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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 영상 외부 유출 가능성 배제 못해”
면허관리기구 설치 등 대책마련엔 공감
정부는“경기도 독자 행보” 개입 선긋기

의료계는 수술실 폐쇄회로(CC)TV가 사생활 침해 위험이 높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의료진이 CCTV를 의식하면 방어적 치료를 할 수밖에 없어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도 일단 이번 사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성균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7일 “그릇된 행위를 하는 소수 의료진을 걸러내기 위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면 의사는 물론 환자도 큰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수술실 카메라의 존재는 집도의의 집중력을 방해할 뿐 아니라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해 수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수술을 받는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수술 녹화 영상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완벽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이상 해킹 위험이 늘 존재하고,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외부로 공개되면 삽시간에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설사 환자의 동의를 받는다고 해도 수술 장면은 환자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신상이라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정 이사는 “정부 시스템조차 외부의 침입을 완벽히 막지 못하는데 병원이라고 해킹에 뚫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특히 수술 장면을 본 환자와 시민들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 분명해 더욱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다만 일부 의사들의 비윤리적인 행위로 인해 여론의 불신이 높아진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의료계가 제안하는 대안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이 운영하고 있는 ‘면허관리기구’ 설치다. 현재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의 최고 징계는 ‘회원자격 정지’에 불과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는 윤리 문제를 일으켰을 때 최고 ‘영구 제명’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전문가들이 독립적으로 면허관리 정책을 수행하는 면허관리기구를 설립해 실질적인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논쟁에 대해 “경기도의 독자적인 행보일 뿐 공동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2015년부터 복지부가 도입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와 달리 이번 사안은 경기도가 추진하는 정책인 만큼 일단 논의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진과 의료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관련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수술방 CCTV 설치를 고려하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8-10-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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