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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20년·중단 10년’…교류 상징 금강산관광의 ‘우여곡절’

‘시작 20년·중단 10년’…교류 상징 금강산관광의 ‘우여곡절’

강경민 기자
입력 2018-11-18 11:01
업데이트 2018-11-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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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북한 금강산관광은 올해로 시작 20년째를 맞았지만 최근 10년간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북한 여행 상품이다.

최근 한반도 평화 무드 속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 금강산관광 관련 문구가 포함되면서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장애물은 적지 않다.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인 현대아산이 속한 현대그룹으로서도 18일 북한에서 4년 만에 개최하는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 행사를 계기로 관광 재개의 여건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금강산관광은 1989년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남측 기업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공식 방문, ‘금강산관광 개발 의정서’를 북한 당국과 체결하면서 물꼬를 텄다.

약 10년 뒤인 1998년 10월 정 명예회장은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고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에 서명했으며, 그 다음달인 11월 금강호가 강원도 동해항을 떠나면서 역사적인 관광 개시를 알렸다.

이후 2003년에는 금강산 육로관광이 시작됐고, 2005년에는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한 기념으로 KBS ‘열린음악회’가 현지에서 열리기도 했다.

2006년 농협 금강산지점 개소, 2008년 승용차 관광 개시와 금강산 골프장 완공 등 ‘순항’을 거듭하던 금강산관광은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다.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으면서 관광은 중단됐다.

이듬해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금강산재개에 합의한 뒤 당국간에도 재개를 위한 회담이 열렸지만 입장 차로 결렬됐으며, 급기야 2011년에는 금강산에 상주하는 남측 인원이 전원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관광 중단 이후에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상봉 행사와 현대그룹의 관광 시작 15주년 기념식 등이 열렸지만 관광객에게는 문이 열리지 않았다.

2008년 7월까지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은 총 195만5천951명으로 집계됐다. ‘2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중단된 셈이다.

현대그룹은 관광 중단으로 인한 매출 손실액이 약 1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관광 초기 시설투자 등에 따른 적자에서 벗어나 2005년부터 흑자를 냈던 현대아산은 최근 10년간 2천24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아산 직원 수는 2008년 1천84명에 달했으나 현재 170명에 불과하다. 현지 관광 안내 등을 위해 고용한 조선족 직원 약 660명이 모두 없어진 게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나 지난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조금씩 ‘서광’이 비치면서 현대그룹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했고, 과거 회사를 떠났던 임직원들도 속속 복귀했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과거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으로 활동했던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을 현대아산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하고, 금강산사업소장을 맡았던 김영현 전무를 다시 불러들였다.

그러나 ‘평양공동선언’에서 금강산관광의 정상화의 전제로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 상황은 간단치 않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상황이 가변적이고, 최근 북미 협상 난항 등으로 미뤄 단시일 내에 재개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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