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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정리해고 칼바람에도… 취업자 6%나 늘었다고?

금융권 정리해고 칼바람에도… 취업자 6%나 늘었다고?

장은석 기자
입력 2018-11-18 23:02
업데이트 2018-11-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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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주식 단타족까지 ‘금융업’ 분류
車·조선 실업자 귀향도 농림어업 포함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 2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9개월째 10만명대 이하인 ‘고용 참사’ 상황에서도 금융·보험업과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각각 6%대, 4%대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금융업의 경우 모바일 거래 이용자 증가 등으로 금융사들이 영업점과 직원을 줄이는 상황인데 오히려 통계에 잡히는 일자리는 늘어난 것이다. 농림어업도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그동안 일자리가 꾸준히 줄었는데 갑자기 지난해 5월부터 취업자 수가 반등하는 역설적 상황이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등에서 이 같은 ‘일자리 미스터리’의 원인을 파악하는 작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금융·보험업과 농림어업 취업자 수 증가가 통계 작성 방법 등에서 오는 ‘착시 효과’로 추정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18일 “금융권에서 정리해고 등이 많은데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이 이상해 들여다보는 중”이라면서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못했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해고 또는 퇴직한 사람들이 ‘주식 단타족’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금융·보험업 취업자로 분류된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은 조사원이 직접 집을 찾아가 취업 여부와 직종 등을 물어보는 방식이다. 이 관계자는 “설문조사는 대부분 출근한 실제 취업자가 아닌 집에 있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다”면서 “예를 들어 은행 등에서 퇴직한 남편이 주식 단타족이 됐는데 아내가 고용동향 조사에서는 ‘금융업’으로 체크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통계청은 “증권을 비롯해 선물, 경마, 경륜 등의 투자활동을 하는 사람은 아예 취업자로 보지 않는다”면서 “통계작성 기준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농림어업 취업자 수 증가도 이 같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침체에 빠진 자동차와 조선 등이 주력 산업인 지역에서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고향으로 내려가 부모님 농사를 돕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집에 있는 가족들이 실업자라고 표시하는 대신 농림어업에 체크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자동차·조선 등 지역 주력 산업이 침체에 빠진 경북과 경남, 전북에서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올 3분기 전체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만 2000명 늘었는데 경북과 경남에서 각각 2만 5000명, 전북에서 1만 2000명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전국에서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5만 7000명 증가했는데 경북이 3만 4000명, 경남이 2만 7000명, 전북이 1만 3000명으로 1~3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농림어업은 일주일에 18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만 취업자에 포함시킨다”면서 “집에서 쉬는 실업자가 농림어업 취업자 수에 포함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11-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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