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를 선언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마지막 방송 무대를 꾸몄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27일 밤 11시 55분 방송된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해 10년간의 활동을 마치는 소감을 밝히며 팬들 앞에서 1시간여 공연을 펼쳤다.

공연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보컬 장기하는 “최근 5집 음반 작업을 하면서 완성될 때쯤 들어보니 6명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음악을 담아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반대로 얘기하면 그 다음 작품이 더 좋기는 어렵겠다. 10년 동안 잘 해낸 지금이 아름답게 마무리할 시기다. 제가 제안을 했고 합의가 돼 결정하게 됐다”고 해체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5집 앨범 ‘모노’(mono)에 대해서는 “생각나는 대로 노래를 만들었는데 9곡을 모아놓고 보니 ‘혼자’라는 키워드가 나왔다”며 “그래서 주제도, 사운드도, 제목도 ‘모노’로 통일했다”고 설명했다. 장기하는 이어 “1집 성공 이후 편성을 늘리고 사운드를 늘리는 작업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불필요한 요소를 빼는 작업에 주력했었다”며 이번 앨범에 대해 “군더더기가 없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2008년 데뷔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첫 방송 출연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방송도 역시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하게 됐다. 장기하는 “라이브 음악방송이 거의 다 없어진 지금 저희의 10년을 ‘스페이스 공감’과 함께해 자랑스럽다”는 소감도 전했다.



멤버들은 각자 지난 10년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꿈같은 시간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기타 이민기) “내년이면 서른인데 20대를 장기하와 얼굴들로 보내 너무 감사해요”(드럼 전일준) “나중에라도 어떤 밴드를 했었냐고 물어보면 ‘장기하와 얼굴들 했어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밴드잖아요”(기타 하세가와 요헤이) “인생의 챕터 하나가 지나가고 있다. 내년부터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어요”(베이스 정중엽) “다가오는 시작의 설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조명등 뒤 보이지 않는 공간처럼 어둡기도 해요.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 지난 시간은 즐거웠습니다.”(건반 이종민) “장기하와 얼굴들은 저한테는 그것만이 내 세상이었어요. 제 인생의 모든 것이었고 세상을 많이 배웠어요.”(보컬 장기하)



이번 앨범 수록곡 ‘나 혼자’와 ‘나란히 나란히’로 공연을 문을 연 이들은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와 대표곡 ‘싸구려 커피’, ‘달이 차오른다, 가자’ 등 모두 14곡을 들려줬다. 앵콜곡인 마지막곡 ‘별일 없이 산다’를 부르기 전 장기하는 “지난 10년간 늘 주제곡이었다”며 “처음에는 장난스럽게 어찌 보면 대충 만든 곡인데 무대에서 여러분과 즐기는 순간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 “10년 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말로 공연의 끝을 알렸다.

한편 장기하와 얼굴들은 오는 29~31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마지막 콘서트 ‘마무리:별일 없이 산다’를 끝으로 10년 활동을 마침표를 찍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