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노동자 잡는 ‘성냥갑 휴게실’ 바꿔라”

입력 : ㅣ 수정 : 2019-09-1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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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졸업생·교수 등 1만 4677명 서명
총장 직접 사과·휴게실 개선 등 촉구
서울대 “내년 2월까지 마감재 교체”
서울대 학생 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시설환경분회 등이 17일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0대 청소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학교 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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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학생 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시설환경분회 등이 17일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0대 청소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학교 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폭염을 피해 창문도 없는 휴게실에서 쉬던 60대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숨진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이 학교 학생과 졸업생, 교수, 일반 시민 등 1만 4000여명이 대학 측의 책임 인정을 요구하는 뜻을 모아 학교 측에 전달했다. “총장이 직접 사과하고 휴게 공간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여론의 압박 속에 서울대도 열악한 휴게실을 급히 고치고 있다.

서울대 학생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시설환경분회 등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달 동안 1만 4677명으로부터 받은 서명을 대학 본부에 전달했다. 이 서명운동에는 재학생·교수·동문·시민·국회의원 등이 참여했는데 ▲휴게실 개선과 대책 약속 ▲학교 당국의 책임 인정과 사과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 등이 담겼다.

최분조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장은 “2000년부터 노조를 설립하고 10년 넘게 요구했지만 대학은 단 한 번도 우리 말을 듣지 않았다”면서 “더는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동환경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측도 학내외 여론의 강한 압박 속에서 교내 노동자 휴게시설을 서둘러 개선 중이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대의 ‘고용노동부 점검 결과 권고사항 이행·조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가 열악하다고 지적한 휴게시설 6곳 중 3곳은 폐쇄 또는 통폐합됐다. 또 지하주차장에 있던 휴게실을 대신할 공간도 마련했다. 다만 노동자 사망 사고 때 가장 큰 문제가 된 휴게공간 내 온도와 습도 문제는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또 불에 잘 타 문제가 된 마감재는 내년 2월까지 바꿀 예정이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가장 평등하고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 현장이 가장 불평등한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대학 공간에 제대로 된 휴게공간이 설치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2019-09-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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