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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서 물 한 잔 없이 냉대한 日…이번엔 공손히 맞았다

‘창고’서 물 한 잔 없이 냉대한 日…이번엔 공손히 맞았다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9-12-16 13:39
업데이트 2019-12-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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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등 갖추고 “굿모닝”…입구서 서서 韓대표단 맞아

日, 회의 시작 6분 전에 입장해 서서 기다려
지난 7월 회의 땐 앉은 자세로 맞아 논란
입장 변화는 없어…성과 이르다는 전망도
일본이 지난 7월 단행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양국 통상당국 간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16일 오전 일본 경제산업성 본관 17층 제1특별회의실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정책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제1특별회의실 전경. 2019.12.16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일본이 지난 7월 단행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양국 통상당국 간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16일 오전 일본 경제산업성 본관 17층 제1특별회의실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정책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제1특별회의실 전경. 2019.12.16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일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양국 국장급 정책대화가 15일 일본 도쿄에 있는 경제산업성에서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열렸다. 일본 측이 물 한 잔 준비하지 않고 ‘창고’ 같은 곳에서 열었던 지난 7월 회의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라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알려져 관계개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경산성 본관 17층 제1특별회의실에서 시작된 ‘제7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에는 한국 측에서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 등 8명, 일본 측에선 이다 요이치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 등 8명이 참석했다.

이번 국장급 정책대화는 경산성 장관 주재 회의에 사용하는 정상적인 회의실에서 열렸다. 특히 일본 측은 지난 7월 실무회의 때와 달리 생수와 커피 등을 준비해 달라진 확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일본 대표단은 회의 시작 6분 전에 입장해 서서 한국 대표단을 기다렸다. 수석대표인 이다 부장은 잠시 회의실 밖에 서 있다가 한측 대표단 입장 직전 회의실로 돌아와 한국 측을 맞았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왼쪽)이 16일(현지시간) 일본 경제산업성 17층 특별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에서 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12.16 산업통산자원부 제공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왼쪽)이 16일(현지시간) 일본 경제산업성 17층 특별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에서 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12.16 산업통산자원부 제공
한일 수석 대표는 회의장 입구에서 가볍게 웃으며 악수했다. 양측은 “굿모닝”이라는 짧은 인사도 주고받았다. 특히 일본 대표단은 한국 대표단이 회의장에 착석한 이후 자리에 앉는 등 시종일관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7월 회의 때와 180도 달라진 태도다. 지난 7월 과장급 실무회의 때 일본 실무진은 한국 측이 입장할 때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좌석에 앉은 상태로 대기했고 한국 대표단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또 악수나 인사가 전혀 없었고 회의 과정엔 경직된 표정으로 한국 측을 응시하기만 했다. 장소는 회의실이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창고 같은 곳이었다.

다만 양국의 견해차가 여전히 커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이번 정책대화에서 일본이 취한 수출규제 철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일본은 수출규제의 수정은 자국이 결정할 문제이며 한국과 협의할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마주 앉은 한·일 ‘수출 규제’ 실무 협의 대표들
마주 앉은 한·일 ‘수출 규제’ 실무 협의 대표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왼쪽부터)·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아 있다. 2019.7.12 연합뉴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늘) 정책대화의 결과는 예단할 수 없지만, 이전부터 말씀드린 대로 수출관리는 국제적 책무로서 적절히 시행한다는 관점에서 우리나라로서는 국내 기업과 수출 상대국의 수출관리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한다는 방침”이라며 “애초에 상대국과 협의해서 결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 뒤 한일 대표단은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상대를 마주했고 미소 짓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협의를 위한 국장급 정책대화는 2016년 6월 마지막으로 열린 뒤 중단됐다가 지난 7월 초부터 불거진 한일 수출규제 갈등 해법 모색을 위해 3년 반 만에 재개됐다.

일본이 지난 7월 4일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 직후인 같은 달 12일 경산성에서 열린 한일 통상당국 간 과장급 실무회의는 창고처럼 보이는 작은 회의실에서 열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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