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카지노·선거법 위반 등 잇단 악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개원한 제201차 정기국회에서 시정 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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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단일교섭단체 구성 “아베1강 저지”
국회 추이 따라 아베 퇴진·해산 가능성도
일본의 정기국회가 지난 20일 개막한 가운데 이번 국회가 아베 신조 총리의 조기 ‘레임덕’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각종 비리와 스캔들 등 정권의 악재가 곳곳에 널려 있는 상태에서 시작된 이번 국회에서 야당은 아베 총리에 대한 파상공세를 통해 ‘아베 1강’의 장벽을 허물어 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반면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을 구심점으로 자신의 기반을 다짐으로써 야당은 물론 여당 내 반대세력에 대해서도 조금의 틈도 보이지 않겠다는 각오다. 아사히신문은 21일 “아베 총리가 국가예산을 사적으로 활용했다고 비난받는 ‘벚꽃을 보는 모임’ 문제, 정권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해 온 카지노형 리조트 사업을 둘러싼 국회의원 수뢰사건, 경제산업상과 법무상의 선거법 위반 관련 사임 등이 이번 국회의 핵심이슈”라며 ‘의혹국회’라는 표현을 썼다.
“‘벚꽃놀이’ 아베 물러나라”…관저 앞에서 집회
18일 저녁 도쿄 일본 수상관저 앞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한 시위 참가자가 ‘세금으로 후원회 활동’,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9.11.18 연합뉴스
악재가 잇따르면서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아사히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정권을 지지한다’ 38%, ‘지지하지 않는다’ 42%로 1년 만에 양자가 역전됐다. 아사히는 “이번 정기국회의 추이에 따라 정권이 구심력을 잃을 수 있다”며 “이는 아베 총리의 중의원 해산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정가 소식통은 “아베 총리는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헌법 개정의 기치를 더욱 높이 올릴 것”이라며 “개헌의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과 별개로 당내 세력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데 있어 개헌은 가장 유효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20-01-22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