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586세대가 대통령을 운동권 낡은 정치문화에 가둬”

입력 : ㅣ 수정 : 2020-02-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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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단단히 고장났다…위기인데 위기인 줄 모른다”
“쓴소리하면 극성 친문에 ‘양념’당해…자유주의 아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안철수신당(가칭)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 사전행사에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0.2.9 연합뉴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안철수신당(가칭)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 사전행사에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0.2.9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586세대가 대통령을 과거 운동권 시절의 낡은 정치문화에 가둬버렸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위기인데 위기인 줄 모른다”면서 “(민주당이) 고장이 나도 단단히 고장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 의식을 가진 극소수의 의원들마저 괜히 쓴 소리 했다가는 극성스러운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에게 ‘양념’ 당할까, 권리당원인 친문 조직표를 (의식해) 두려워 말을 못 한다”면서 “안에서 비판을 못 하면 밖에서라도 얘기를 해줘야 하는데, 극성 지지자들이 집단으로 ‘양념’질을 해대는 바람에 밖에서 비판을 못 한다”고 비판했다.

‘양념’이란 19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쟁 후보였던 안희정·이재명 후보에게 비난 문자를 보낸 데 대해 문재인 당시 후보가 “경쟁을 흥미롭게 만드는 양념”이라며 지지자들을 감싼 데서 비롯된 말이다.

최근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썼다가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경우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비판에 민주당이 결국 고발을 취하했지만,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고발에 나섰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연합뉴스

▲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연합뉴스

진중권 전 교수는 “상황이 이 지경인데 민주당은 그냥 손 놓고, 아니 이 상황을 즐긴다”면서 “다수의 지식인이 기가 죽어 침묵하는 사이 일부는 대중독재의 흐름에 기회주의적으로 편승하거나 아예 어용선동가가 돼 그 흐름을 주도하고 그 공으로 돈도 벌고 공천도 받는다”고 개탄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민주당의 586세대 정치인들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상황이 이 지경인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더 절망적인 것은 이게 문제라는 것을 인식조차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자 김대중, 노무현은 젊은 386들을 데려다가 자유주의 틀 내에서 자기 뜻을 펼치게 해 주었는데 어느덧 그들이 586 주류가 되어 대통령을 만들고 그 대통령을 과거 운동권 시절의 낡은 정치문화에 가둬버렸다”면서 “이들이 당정을 장악, 이 나라 정치 문화가 졸지에 80년대 운동권 문화에 물들어 버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대표와 이인영(가운데) 원내대표, 박주민 최고위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으려 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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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대표와 이인영(가운데) 원내대표, 박주민 최고위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으려 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그 결과 “이견을 가진 이의 존재를 묻어버리는 식으로 처리하고, 상대를 없애버려야 할 적으로 간주하고, 투표를 적으로 섬멸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면서 “이건 결코 자유주의적 정치문화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러한 정서로 세뇌된 여권이기에 “청와대에서 조국 임명을 강행했던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이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하게 한 중대한 정치적 실수를 하고도 외려 국회의원으로 영전한다”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어 “이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한 사안(조국 사태)인데 외려 김용민, 김남국 등 조국 키즈들을 영입한다”면서 “(이 모든 일이 위기도, 문제도, 실수도 인식 못 하는 여권의 정신 상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갑갑하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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