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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킹메이커’ 로저 스톤 교도소 가기도 전에 “특별 감형”

트럼프, ‘킹메이커’ 로저 스톤 교도소 가기도 전에 “특별 감형”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7-11 11:54
업데이트 2020-07-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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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치 고문인 로저 스톤이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자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감형으로 사실상 사면에 가까운 처분을 받자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작약하고 있다. 포트 로더데일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치 고문인 로저 스톤이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자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감형으로 사실상 사면에 가까운 처분을 받자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작약하고 있다.
포트 로더데일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의회에 위증을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오랜 친구이자 고문인 로저 스톤(67)을 특별 감형했다.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로저 스톤은 이제 자유의 몸이 됐다”며 “스톤은 좌파와 언론에 있는 좌파 동맹들이 대통령을 깎아내리기 위해 만들어 낸 ‘러시아 사기’의 피해자”라며 “통제 불능의 로버트 뮬러 검사가 트럼프의 대선 운동이 러시아 크렘린궁과 결탁했다는 ‘환상’을 입증하지 못하자 실패를 보상하기 위해 스톤을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큰 고통을 받았다.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다른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성명은 워싱턴 DC 항소법원이 오는 14일부터 조지아주 제섭 연방교도소에서 3년 4개월형을 복역해야 하는 스톤이 입소일을 미뤄달라고 신청한 것을 기각한 뒤 몇 시간 되지 않아 나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 다섯 건의 위증, 증인 매수 한 건, 의회 방해 한 건 등 일곱 가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상식적으로 감형이라 하면 3년 4개월형에서 얼마로 축소됐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는데 이번 사안은 그렇지 않고 어떤 언론도 이를 문제삼지 않고 있어 의아하다. 다만 사면은 아니어서 유죄 기록이 삭제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덧붙이고만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스톤을 감형한 것은 두 사람이 40년 넘게 공적, 개인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이다. 1990년대 트럼프 대통령의 카지노 사업 로비스트로 활동한 스톤은 2000년 트럼프의 대통령 출마를 도왔고, 2016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것을 권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이하 현지시간) 특별 감형한 친구이자 오랜 고문인 로저 스톤이 지난해 11월 7일 워싱턴 연방법원에 도착하며 여유롭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위증과 증인 매수, 의회 방해 등의 혐의로 3년 6개월 실형이 선고됐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이하 현지시간) 특별 감형한 친구이자 오랜 고문인 로저 스톤이 지난해 11월 7일 워싱턴 연방법원에 도착하며 여유롭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위증과 증인 매수, 의회 방해 등의 혐의로 3년 6개월 실형이 선고됐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 2월 스톤의 실형이 확정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대놓고 감싸는 바람에 ‘검사내전’ 같은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법무부 소속 검사들이 스톤에 대해 징역 7~9년을 구형하자 법무부가 검찰 구형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에 반발한 수사 검사 4명이 전원 사건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던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형이 ‘법치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두 가지 사법 제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자신의 친구들을 위한 것과 다른 하나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정부 성향이 강한 미국 CNN 방송도 법률 전문가를 인용해 “가장 부패한 정실 인사(cronyistic)”라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BBC의 북아메리카 담당 앤서니 주커 기자는 역대 어느 대통령도 사면권을 활용해 가족이나 친척, 참모들을 풀어줬지만 늘 마지막까지 기다리다 권한을 행사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놓고 남발하면서 반대 정파를 공격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5월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 허위 진술 혐의로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기소를 취하해 민주당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더욱 가관은 트럼프 주변 인물이나 측근 가운데 여섯 번째로 법의 심판을 받은 스톤의 반응이다. 그는 AP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전화해 감형하겠다고 알려왔다며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에서 친구들과 샴페인을 마시며 자축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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