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대원님 힘내요” 풀빵 기부천사가 전한 마음

“소방 대원님 힘내요” 풀빵 기부천사가 전한 마음

조한종 기자
입력 2018-03-29 22:32
수정 2018-03-2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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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원주소방서 익명 전달…올해는 장학기금 사용 예정

“소방 대원님, 힘내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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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장에서 풀빵 장사를 하는 익명의 여성이 4년째 원주소방서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은 기부금이 담긴 종이상자와 돈. 원주소방서 제공
원주시장에서 풀빵 장사를 하는 익명의 여성이 4년째 원주소방서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은 기부금이 담긴 종이상자와 돈. 원주소방서 제공
강원 원주에서 풀빵 장사를 하며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4년째 소방관들을 위해 기부한 익명의 기부천사 아주머니가 있어 훈훈함을 주고 있다.

29일 원주소방서에 따르면 올해도 지난 27일 소방서 입구에 어김없이 돈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에는 ‘감기 조심하세요’, ‘사랑합니다’ 등 여러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이는 감사 문구가 적혀 있었다. 풀빵 장사 아주머니가 소방관들을 위해 기부한다는 것을 알고 손님들도 그 박스에 기부하며 응원의 글을 써 준 듯하다.

소방서 직원들이 두세 겹 꼼꼼하게 붙여진 테이프를 조심스럽게 벗겨 내자 상자 안에는 따뜻한 풀빵 한 봉지와 1000원권부터 5000원권, 1만원권 등 모두 459만원이 들어 있었다. 익명의 기부자는 지난해 340만원을 비롯해 2016년 420만원, 2015년 259만원 등 4년째 돈 상자를 전하고 있다. 기부자는 원주 시장을 돌아다니며 풀빵 노점을 하는 60대 아주머니로, 1년 동안 장사를 하며 조금씩 모은 돈을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 직원들이 수소문해 감사의 뜻을 전하려 해도 얼굴 알리기를 거부하고 있다.

첫해 기부금은 부족한 산불 진화용 등짐 펌프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고, 이듬해부터는 긴급구조통제단 운영 물품을 사거나 순직·공상을 입은 소방대원들에게 특별 위로금을 지급했다. 올해는 강원소방장학회에 맡겨 소방관 자녀의 장학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정완영 예방안전과 소방장은 “너무 감사하는 맘에 보답하고 싶어도 거부하신다”며 “직원들은 더 열심히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맘뿐이다”고 말했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2018-03-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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