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신혼 단꿈 빼앗긴 새댁 소방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신혼 단꿈 빼앗긴 새댁 소방관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30 15:15
수정 2018-03-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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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 2명도 소방관 임용 2주 앞두고 현장 실습교육하다 참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30일 도로 위를 활보하는 개를 포획해 달라는 자동차 운전자와 주민의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교통사고로 숨진 소방관 김모(29·여·소방교)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동료들은 “믿을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결혼한 지 몇 개월 안 된 신혼이기 때문이다.

충남 아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소방서 119에 “줄에 묶인 개가 도로에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아산소방서 둔포119안전센터 소속 소방관 A씨는 소방관 임용 예정 교육생 문모(23·여)·김모(30·여)씨와 함께 소방펌프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해 막 현장 수습을 하던 중 25t 트럭의 추돌 충격으로 밀린 소방펌프 차량에 치여 변을 당했다.

김씨는 지난해 말 동료 소방관과 결혼해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을 새댁 소방관이다. 남편은 천안서부소방서에서 근무 중이다.

동료 이모씨는 “늘 밝고 적극적이었던 김 소방관이 너무도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씨를 쫓아 현장 실습교육을 받던 문모(23·여)·김모(30·여)씨도 임용을 불과 2주 앞두고 함께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문씨와 김씨는 각각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어렵게 소방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제80기)한 예비 소방관들이다.

이들은 16주의 교육 기간에 충남 천안의 충청소방학교에서 12주간의 교육을 마친 뒤 4주간의 관서실습을 하기 위해 지난 19일 이곳에 배치돼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교육을 받는 중이었다.

이들의 시신이 안치된 아산충무병원에서 만난 한 동료 소방관은 “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사고 위험은 항상 노출돼 있어 고참 소방관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사회에 갓 나온 초년생들이 이런 사고를 당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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