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개입 부실수사 주도 혐의 기소…권모 前수사본부장 보석 청구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18대 대선 댓글 의혹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낙종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예비역 육군 소장)이 혐의를 인정했다.백낙종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백 전 본부장은 2013∼2014년 군 당국이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여 의혹을 수사할 때 진상 규명 업무를 총괄하며 부실수사·조사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조직적 대선개입은 없었다’는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에 맞지 않는 조사 결과는 은폐하게 하는 등 부실수사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당시 국방부 수사본부는 조직적 선거 개입은 없었다고 결론 내고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을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꼬리 자르기’ 논란을 낳았다.
백 전 본부장은 법정에 나오지는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재판과 달리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다.
재판부는 이날 백 전 본부장과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는 당시 국방부 수사본부장 권모씨가 청구한 보석(보조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심문도 진행했다.
권씨는 앞서 별도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부하 수사관의 정당한 수사를 방해하고 사건을 축소하려 한 혐의 등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권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자백했고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없다”며 “피고인 입장에서는 상명하복 조직에서 명령에 복종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권씨 역시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보석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양측 입장을 검토한 뒤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백 전 본부장과 권씨의 첫 정식재판은 다음 달 25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