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전환자 성별 정정 위해 수술 강요하는 건 위법”

법원 “성전환자 성별 정정 위해 수술 강요하는 건 위법”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24-05-08 14:41
업데이트 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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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DB
법원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DB
성전환 수술 여부를 성별 정정 허가 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영동지원은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성전환자 A씨 등 5명이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정정하는 것을 허가한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태어날 때 남성으로 출생 신고가 됐지만 어렸을 때부터 여성으로서의 성 정체성이 확고해 수년 이상 호르몬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대법원은 성전환자의 호적 기재와 관련한 사항을 정하기 위한 사무 처리 지침에서 성전환 수술 여부 등을 ‘허가 기준’에서 ‘참고 사항’으로 개정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일부 법원이 재량에 따라 성전환 수술에 관한 서류를 요구했고, 이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성별 정정 불허가의 판단 근거로 삼아 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예규인 ‘성별 정정사무처리 지침’ 제6조는 ▲자격 있는 의사의 판단과 책임 아래 성전환 수술을 받아 외부 성기를 포함한 신체 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음이 인정될 것 ▲수술 결과 신청인이 생식 능력을 상실했고 종전의 성으로 재전환할 개연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재판부는 이어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성 정체성에 따른 인격을 형성하고 삶을 살 권리가 있고 성전환자 또한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성전환자에게 외과적 수술 등까지 받도록 강제하는 것은 신체의 온전성을 스스로 침해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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