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이 끝냈다… 커제 꺾고 13년 만에 ‘상하이대첩‘

김지석이 끝냈다… 커제 꺾고 13년 만에 ‘상하이대첩‘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8-03-01 22:40
수정 2018-03-0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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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신라면배 12번째 우승

한국 바둑 대표팀이 ‘맏형’ 김지석(29) 9단의 믿기지 않는 투혼을 앞세워 5년 만에 농심신라면배 정상을 되찾았다. 특히 두 차례나 패색이 짙은 대국을 역전승으로 이끌어 우승을 확정한 것은 2005년 5연승을 달린 이창호(43) 9단의 ‘상하이 대첩’에 버금가는 쾌거라는 평가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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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1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5년 만에 한국 우승을 확정한 김지석(왼쪽 두 번째) 9단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환 9단, 김 9단, 신진서 8단, 목진석 대표팀 감독. 한국기원 제공
1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1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5년 만에 한국 우승을 확정한 김지석(왼쪽 두 번째) 9단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환 9단, 김 9단, 신진서 8단, 목진석 대표팀 감독.
한국기원 제공
김 9단은 1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1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최강전 최종 라운드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 커제(21) 9단을 맞아 21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한국은 12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상금 5억원을 챙겼다. 국가 대항전으로 이기는 사람이 상대 국가 선수와 계속 대결하는 대회 최종 라운드에 한국은 3명, 중국은 2명, 일본 1명이 진출했다. 일본은 첫 판에서 탈락했다.

올해 무패 가도를 달리는 김 9단과 ‘중국 최강’이지만 최근 주춤한 커제 9단이 맞붙어 승부를 가리기 쉽지 않았다. 김 9단은 초반에 두텁게 두면서 철저하게 실리 작전을 폈다. ‘선 실리, 후 타개’ 전략을 세우고 대국에 나섰다. 이에 맞서 커제 9단은 큰 모양의 포석으로 흑을 압박했다. 흑은 수를 내기 위해 백 진영 좌 하변에 침투했지만 수읽기를 착각해 대마를 잡혔다. 흑이 돌을 던져도 이상할 게 없는 터였다. 하지만 전날 당이페이(23) 9단과의 대국처럼 김 9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쫓아갔다. 백도 더욱 강한 기세로 버텼다. 하지만 백이 마지막 결정타를 날리려고 몇 차례 무리수를 두면서 거리를 점점 좁혔다. 되레 김 9단이 중앙 전투 끝내기에서 결정적 한 방을 날리며 긴 승부를 끝냈다. 집념의 승리였다. 전날 크게 뒤지다 가까스로 반집 승을 거둔 데 이어 더 절망적인 판을 기어코 뒤집었다. 인터넷 실시간 스코어에선 15%대 85%로 커제의 승리가 전망됐었다. 커제 9단도 복기 과정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김 9단을 꺾었다면 박정환(25) 9단과 주장끼리 맞붙게 돼 있었다.

커제 9단은 지난 25일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당이페이 9단이 (연승으로 대회를) 끝냈으면 좋겠지만 지더라도 (그가)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나가서 트로피를 가져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9단도 “한국 우승도 중요하지만 내 손으로 끝냈으면 한다”고 받아쳤다.

김 9단은 “농심신라면배에 여러 차례 출전했지만 상하이까지 와서 우승하진 못했는데 이번에 (제가) 우승을 가름해 매우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커제 9단에 대해서는 “그와 수차례 대국을 했지만 한 번도 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일인자이며 훌륭한 기사이지만 특별하게 여기진 않는다”고 말했다. 상하이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3-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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