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가전전시회(CES 2010)를 찾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은둔’ 이미지가 강했던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올해 40회째를 맞은 CES를 처음 참관한 이 전 회장이 국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8년 4월 삼성 특검 사태의 여파로 경영에서 손을 뗀 뒤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낮 12시55분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및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과 함께 마이바흐 62S 승용차를 타고 전시장에 도착한 이 전 회장은 떠날 때까지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밝혔다.
특히 항상 삼성을 질책하며 분발을 촉구하던 이전과 달리,삼성의 경쟁력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고 전시장을 둘러보면서는 ”딸들을 광고해야겠다“며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여줬다.
◇ “중국은 시간 걸리고 일본은 앞섰다”
과거 한국이 처한 경제적 위치에 대해 “중국과 일본에 낀 샌드위치”라며 위기의식을 강조했던 이 회장은 이날 삼성의 경쟁력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의 안내로 전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 전시관과 하이얼,파나소닉,소니,샤프 등 경쟁업체의 전시관을 둘러본 이 전 회장은 중국의 추격에 대해서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에 대해서도 “신경은 쓰지만 겁은 안 난다“고 했다.특히 “(삼성)전자가 일본의 큰 전자회사 전체 10개사보다 이익을 더 많이 내고 있다”며 삼성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삼성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삼성 경쟁력을 대외적인 자리에서 높게 평가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10년 후를 내다보는 회사의 신수종 사업준비가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멀었다.10년이 얼마나 긴 세월이냐”고 반문하며 “10년 전에는 삼성이 지금의 5분의 1 크기에 구멍가게 같았고 까딱 잘못하면 그렇게 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 자사-경쟁사 제품 살피고 즉석에서 개선 주문
이 전 회장은 수행원과 취재진 수십 명이 따라다녀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도 “아니다.전부 둘러봐야겠다”며 약 1시간40분 동안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기계나 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전 회장은 일부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LED TV를 살펴본 뒤 “금속으로 테두리가 돼 있으니 어린이들에게 위험하지 않겠느나”고 지적하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담당 사장이 “뒷부분이 둥글게 처리돼 다칠 염려는 없다”고 하자 윤 사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또 자사의 프린터 제품에 대해서는 “작고 가볍고 성능이 좋아야지 하나라도 빠지면 경쟁력이 삐끗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퍼스널 프로젝터에 대해서는 “두께를 5분의 1로 얇게 했으면 좋겠다”고 즉석에서 주문했다.
경쟁사인 소니의 부스에서 전용 안경을 쓰고 3D TV 제품을 살펴본 이 전 회장은 “안경은 이곳(코와 얼굴 옆면 지적)이 편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테안경을 꺼내 “이것과 비교해 보라”며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 삼성家 총출동···이학수씨도 동행
이날 이 전 회장의 전시장 참관에는 삼성가 식구들이 총출동했다.
이재용 부사장과 함께 나타난 이 전 회장은 전시장에 도착하자마자 “딸들을 광고 해야겠다”며 뒤에 있던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전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를 불러 자신의 양쪽에 세운 채 손을 잡고 걸었다.
이어 삼성전자 전시장을 중간쯤 둘러볼 때 부인 홍라희 여사가 합류했고,수행단 행렬의 뒤편에서는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김재열 제일모직 전무 등 사위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 전 회장은 “자녀들이 일을 잘 배우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배워야 한다”며 “내가 손잡고 다니는 것은 아직 어린애”라는 뜻이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도 이 전 회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이 전 회장이 CES 행사장을 찾은 9일은 그의 68번째 생일이다.
연합뉴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가전전시회(CES 2010)를 찾아 가족과 함께 전시장을 참관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이 전 회장,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장,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이날 낮 12시55분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및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과 함께 마이바흐 62S 승용차를 타고 전시장에 도착한 이 전 회장은 떠날 때까지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밝혔다.
특히 항상 삼성을 질책하며 분발을 촉구하던 이전과 달리,삼성의 경쟁력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고 전시장을 둘러보면서는 ”딸들을 광고해야겠다“며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여줬다.
◇ “중국은 시간 걸리고 일본은 앞섰다”
과거 한국이 처한 경제적 위치에 대해 “중국과 일본에 낀 샌드위치”라며 위기의식을 강조했던 이 회장은 이날 삼성의 경쟁력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의 안내로 전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 전시관과 하이얼,파나소닉,소니,샤프 등 경쟁업체의 전시관을 둘러본 이 전 회장은 중국의 추격에 대해서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에 대해서도 “신경은 쓰지만 겁은 안 난다“고 했다.특히 “(삼성)전자가 일본의 큰 전자회사 전체 10개사보다 이익을 더 많이 내고 있다”며 삼성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삼성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삼성 경쟁력을 대외적인 자리에서 높게 평가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10년 후를 내다보는 회사의 신수종 사업준비가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멀었다.10년이 얼마나 긴 세월이냐”고 반문하며 “10년 전에는 삼성이 지금의 5분의 1 크기에 구멍가게 같았고 까딱 잘못하면 그렇게 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 자사-경쟁사 제품 살피고 즉석에서 개선 주문
이 전 회장은 수행원과 취재진 수십 명이 따라다녀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도 “아니다.전부 둘러봐야겠다”며 약 1시간40분 동안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기계나 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전 회장은 일부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LED TV를 살펴본 뒤 “금속으로 테두리가 돼 있으니 어린이들에게 위험하지 않겠느나”고 지적하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담당 사장이 “뒷부분이 둥글게 처리돼 다칠 염려는 없다”고 하자 윤 사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또 자사의 프린터 제품에 대해서는 “작고 가볍고 성능이 좋아야지 하나라도 빠지면 경쟁력이 삐끗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퍼스널 프로젝터에 대해서는 “두께를 5분의 1로 얇게 했으면 좋겠다”고 즉석에서 주문했다.
경쟁사인 소니의 부스에서 전용 안경을 쓰고 3D TV 제품을 살펴본 이 전 회장은 “안경은 이곳(코와 얼굴 옆면 지적)이 편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테안경을 꺼내 “이것과 비교해 보라”며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 삼성家 총출동···이학수씨도 동행
이날 이 전 회장의 전시장 참관에는 삼성가 식구들이 총출동했다.
이재용 부사장과 함께 나타난 이 전 회장은 전시장에 도착하자마자 “딸들을 광고 해야겠다”며 뒤에 있던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전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를 불러 자신의 양쪽에 세운 채 손을 잡고 걸었다.
이어 삼성전자 전시장을 중간쯤 둘러볼 때 부인 홍라희 여사가 합류했고,수행단 행렬의 뒤편에서는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김재열 제일모직 전무 등 사위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 전 회장은 “자녀들이 일을 잘 배우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배워야 한다”며 “내가 손잡고 다니는 것은 아직 어린애”라는 뜻이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도 이 전 회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이 전 회장이 CES 행사장을 찾은 9일은 그의 68번째 생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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