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만명 고민에 빠졌다
“그냥 갈까, 갈아탈까.”다음달부터 새 주택담보대출 기준 금리가 첫선을 보임에 따라 대출자들이 기존의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와 새로운 기준 금리를 놓고 어느 것을 택할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주택담보대출자는 1700만명가량 된다. 새 기준 금리 적용은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반대로 선택에 따라 높은 금리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한 새로운 대출 기준금리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다음달 16일부터 공시된다. 종류는 시중은행의 조달금리 신규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 등 두 가지다.
새 기준금리는 연 2.88%인 CD금리(91일물)보다 다소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금융권 모의실험 결과 새 기준금리는 3.5(신규취급액 기준) ~4%(잔액 〃)로 설정됐다. 그렇다고 전체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은행마다 가산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산금리가 절대적인 변수가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정현종 HB파트너스 자산관리본부 팀장은 “은행 우량고객은 새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면 5% 중후 반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상품으로 고객이동을 시켜야 하는 은행들이 우수고객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것이란 계산이다. 또 새 기준금리는 6개월 또는 12개월로 운용되는 만큼 3개월 연동인 CD금리에 비해 변동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시중금리 상승전망이 우세하다면 변동성이 적은 새 금리체계로 갈아타는 게 유리할 것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지난해 3%대의 높은 가산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먼저 갈아타는 것을 검토하라고 말한다.
●“3%대 가산금리 대출자 갈아타라”
반면 강성윤 한국은행 정책총괄팀장은 “일반적으론 금리 상승기에는 변동성이 작은 금리를 기준으로 한 대출상품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시중은행들이 각자 얼마의 가산금리를 붙일지 결정하지 않았고 변수도 많은 만큼 속단은 이르다.”고 말했다.
유영규 김민희기자 whoami@seoul.co.kr
2010-01-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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