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대책 부처간 중복 심하다

일자리대책 부처간 중복 심하다

입력 2010-04-13 00:00
수정 2010-04-1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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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의 화두는 고용이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대책이 부처 간은 물론, 부처 내부에서도 중복될 만큼 ‘중구난방’이어서 조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집행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달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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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국회예산정책처의 ‘2010년도 대한민국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일자리 대책 사업은 노동부 등 26개 부·처·청 소관 181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다. 예산은 8조 9028억원 규모이며 고용 계획인원은 58만명에 이른다. 2009년 추경보다 26.5% 줄어들었지만, 2009년 본예산보다 12.7%가 증액됐다.

“무슨 정책이든 고용창출 효과를 끌어내지 못하면 안 먹히는 분위기”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처럼 부처마다 경쟁적으로 일자리대책을 쏟아내다 보니 사업 내용과 지원대상이 겹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의 목표치에도 부분적으로 ‘거품’이 끼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예컨대 노동부의 취업성공 패키지 지원(이하 2010년 예산 197억원)과 디딤돌일자리(445억원), 행정안전부의 희망근로 프로젝트(4456억원), 보건복지부의 자활사업(3646억원) 등은 지원대상이 겹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실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은 1만 5000명을 계획했지만 9974명에 그쳤다. 예산집행률은 37%에 머물렀다. 디딤돌일자리 사업은 11~12월에 지원자가 몰려 간신히 인원을 채웠다. 지원 대상은 엇비슷하지만 지원액이 달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어떤 사업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월 43만~86만원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이 달라진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사업성격과 대상이 비슷한데 지원 단가가 달라질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결과적으로 예산 집행의 비효율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부처에서 일자리 사업을 발굴하다 보면 계속 비슷한 사업들이 양산될 것”이라면서 “일자리 사업을 총괄하는 부처를 설정해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원대상 중복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지원 대상이 중복되면 예산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범부처 차원에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을 교통정리한 뒤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큰 틀에서 보면 수요자 입장에서 일자리대책을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혜택을 받는 이들도 혼란스럽고, 고루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지역별 수요를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중앙부처에서 예산을 확정한 뒤 일률적으로 지방에 나눠주는 형태”라면서 “지역별 수요를 조사해 특정 지역에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면 집중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유대근기자 argus@seoul.co.kr
2010-04-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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