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개성관광 北 “계약파기”에 호소… 정부간 대화재개도 촉구
“현대가 열어놓은 남과 북의 민족화해 사업인 금강산·개성관광 사업은 계속돼야 합니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연지동 신사옥 강당에서 열린 ‘비전 2020 선포식’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현대그룹 창업주이자 시아버지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까지 언급하면서 대북 관광사업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털어놨다.
![북한이 금강산에 동결된 남한측 부동산을 13일 강제집행한다고 통보해온 가운데 12일 서울 연지동 현대아산 신사옥에서 영업부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4/12/SSI_20100412181609.jpg)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북한이 금강산에 동결된 남한측 부동산을 13일 강제집행한다고 통보해온 가운데 12일 서울 연지동 현대아산 신사옥에서 영업부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4/12/SSI_20100412181609.jpg)
북한이 금강산에 동결된 남한측 부동산을 13일 강제집행한다고 통보해온 가운데 12일 서울 연지동 현대아산 신사옥에서 영업부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선대회장의 유산 현대 후손에”
현 회장은 “당국 간 대화가 진전되면 막힌 길이 뚫리고, 더 큰 희망의 문과 축복의 통로가 활짝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부 차원의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이어 “선대 회장께서 물려주신 자랑스러운 현대그룹을 잘 키워 후배들에게 물려줄 막중한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면서 “글로벌 선도그룹으로 한 단계 성장시키고 대북사업을 통해 통일의 초석을 놓는 일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1년 9개월째 중단된 대북 관광사업으로 그룹이 25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가운데 북측이 계약파기와 일부 부동산 동결이라는 돌발행동을 보이자 위기감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현 회장이 입을 연 것은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 아래 대북사업 계승의 의지와 사업의 당위성을 안팎에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언급한 대목도 눈에 띈다. ‘대북사업은 선대 회장께서 자랑스럽게 물러주신 것인 만큼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다. 이명박 대통령과 생전 정 명예회장과의 친분관계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대아산 협력업체 26개사가 모인 ‘금강산기업협의회’는 그동안 “현대가 (정부에 대해)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의 발언을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을 상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자며 격려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10년뒤 5조8000억 이익 달성”
한편 이날 현대그룹의 ‘비전 2020’ 선포식에는 계열사 사장단과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10년 뒤 연간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5조 8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현 회장은 비전 달성을 위해 매진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하면서 “지구력과 스피드를 겸비해 마라톤 코스를 100m처럼 뛰자.”고 독려했다. 이어 “‘좌우봉원(左右逢源)’의 뜻처럼 주변부터 살피고 관찰하면 사물의 핵심에 이르고 창의력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택배·현대증권 등 11개 계열사를 가진 현대그룹은 앞으로 무게 중심을 통합물류와 종합금융, 글로벌 인프라 등 5개 영역으로 확장하게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0-04-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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