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가가 0?”…美기업들 증시폭락에 황당체험

“우리 주가가 0?”…美기업들 증시폭락에 황당체험

입력 2010-05-09 00:00
수정 2010-05-0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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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 데이토나 비치에 본사를 둔 보험회사 브라운 앤 브라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코리 워커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자신의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걸려온 이 전화의 내용은 조금 전까지 주당 20달러였던 브라운 앤 브라운의 주가가 갑자기 ‘제로(0)’가 됐다는 것이었다.

그는 “거래소로부터 전화를 받기 전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이를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뉴욕증시에서 지난 6일 발생한 주가 폭락 사태로 인해 불과 3∼4분만에 주가가 0으로 떨어지는 황당한 경험을 한 상장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주가 폭락사태로 타격을 받은 종목은 250개가 넘었고 이중 종목은 몇 분만에 주식 가치가 모두 공중으로 날아가 버려 휴짓조각이 되는 사태를 경험했다.

이런 경험은 시가총액이 430억달러에 달하는 시카고 소재 유틸리티 업체 엑슬론에서부터 시가총액 5억달러인 애틀랜타 소재 보험소프트웨어 업체 에빅스에 이르기까지 업종과 규모에 상관없이 다양한 업체들에게 타격을 줬다.

새뮤얼 애덤스 맥주를 생산하는 업체 보스턴 비어도 당시 일시적인 주가 하락률이 100%에 달했다.

이 회사의 미셸 설리번 대변인은 “우리는 당시 뭔가 실수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 소재 편의점 업체인 케이지스 제너럴 스토어는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민감한 시기에 이런 사태가 발생해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이 회사 CFO인 빌 월재스퍼는 6일 오후 사무실에 있다가 이 회사의 다른 임원이 놀란 표정으로 뛰어들어와 “우리 회사 주가가 어떻게 됐는지 봤냐?”고 말하자 나스닥에 전화를 걸었다.

나스닥 관계자는 그와의 통화에서 거래상의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한 업체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시달리고 있던 케이지스의 주가는 당시 36.18달러까지 떨어져 캐나다 업체가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주당 36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경매업체인 소더비는 반대의 경험을 했다.

소더비는 지난 6일 22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고 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그날 오후 34달러였던 주가가 갑자기 1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기계상의 오류 때문에 표기가 잘못됐던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 업체의 다이애나 필립스 대변인은 농담삼아 “(우리 회사의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었다”고 재치있게 답변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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