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보금자리, 차질없는 공급” 의지 천명

李대통령 “보금자리, 차질없는 공급” 의지 천명

입력 2010-05-17 00:00
수정 2010-05-1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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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도덕적 해이’ 또 지적…‘옥석 가리기’ 본격화 예고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라디오연설을 통해 주택건설과 관련한 공공과 민간의 역할에 대해 완벽하게 선을 그었다.

 공공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값싼 주택을 계속해서 공급해야 하고,민간은 공공의 영역을 넘보지 말고 생존전략을 모색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정부가 주변 시세보다 싼 보금자리주택을 대량 공급함으로써 민간 건설업체의 분양가 경쟁력을 떨어뜨려 민간주택의 공급을 위축시키고 주택시장 가격 구조를 왜곡시킨다며 보금자리주택의 민간 참여 확대와 공급 시기 조정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평소 주택은 투기 목적이 아니라 주거 목적이 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 때문에 저렴하고 편리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시작했고,앞으로도 집 없는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꾸준히 공급하겠다”고 재차 강조함으로써 민간 건설사의 요구를 일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공공이 짓는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2018년까지 총 150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공급하는 32만 가구를 이 대통령 임기 내인 2012년까지 6년 앞당겨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올해는 보금자리주택 지정과 일반 택지지구 등을 통해 18만 가구를 내놓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을 제때,차질없이 공급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재차 확인된 것”이라며 “보금자리주택지구의 공급 시기를 조절해달라는 민간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고,보금자리주택지구 내 민간 건설사의 물량도 현행처럼 총 건설가구 수의 25%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건설회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민간 건설사의 사업실패(미분양)를 정부가 책임지는(미분양 매입)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천명했다.

 이는 건설업계의 강력한 체질 개선을 촉구하면서 건설업계가 더 이상 보금자리주택을 문제 삼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대통령의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 발언은 지난달 23일 미분양 해소 대책 발표 자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여서 앞으로 부실 건설사는 살리지 않고,건전한 기업만 지원하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미분양 예방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분양 예방 시스템은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사업승인 등 인허가,자금 대출,분양보증까지 전 단계에 걸쳐 필터링(filtering) 기능을 강화해 사업성 등이 없는 곳은 인허가,보증 등을 제한하는 등 미분양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사가 만들어놓은 미분양 물량을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해결해주는 방식이 더이상 되풀이되면 안 될 것”이라며 “건설사 스스로 분양가를 낮추고,수요가 없는 곳은 공급을 줄이는 등 자정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의지대로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계속 확대하면서 건설사를 옥죌 경우 민간 주택시장 위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의 책임은 예측할 수 없는 정부의 주택정책과 무분별한 신도시 개발,분양가 상한제 도입 등 정부 책임도 있는데 무조건 건설사의 잘못만 추궁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민간 건설시장이 침체되면 향후 주택 공급 수급불균형과 지방,서민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도 막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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