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갈 데까지 간다”

현대 “갈 데까지 간다”

입력 2010-07-08 00:00
수정 2010-07-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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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단 신규대출 중단에 ‘꿋꿋’

 현대그룹이 외환은행과 ‘벼랑 끝’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대는 외환은행 등 채권단이 8일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신규대출을 중단한 것과 관련 “우리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가 말하는 기존 입장은 지난 6일 발표문을 통해 외환은행의 대출금을 모두 갚고 주채권은행을 변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현대는 입장 불변이라는 말과 함께 “실제로 채권단이 결의대로 하는지 보고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짧게 덧붙였다.

 갈 데까지 간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현대의 강력한 반발에 MOU 약정 체결시한을 세 차례나 연장했으나 결국 극한 대치까지 오게 됐다.

 채권단이 신규대출을 중단함에 따라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현대로지엠 등 계열사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현대가 보유한 현금 유동성은 1조2천억∼1조3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그러나 현대의 주력업종인 해상운송업의 특성상 장기간 은행대출을 받지 못하면 정상적인 기업 운영은 불가능하다.

 주력 계열사이자 가장 돈을 많이 빌리는 현대상선은 선박 건조를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하거나 금융기관에서 장기로 선박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계열사들이 당장 급하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하더라도,또 현대상선이 선박금융을 국내 금융기관이 아닌 외국의 금융기관을 이용한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은행을 통한 금융조달의 길이 막힌 상황에서 무한정 버티기는 어렵다.

 현대의 이러한 벼랑 끝 싸움은 현대건설 인수와 연결짓는 시각이 많다.

 MOU를 맺으면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는 만큼 3조~4조원대 이르는 현대건설을 인수할 여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현대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을 보유한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활을 건다는 해석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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