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인상 ‘머뭇’…은행들 잇속만

예금금리 인상 ‘머뭇’…은행들 잇속만

입력 2010-07-12 00:00
수정 2010-07-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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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이 예금 금리 올리기를 주저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대출 금리는 곧바로 인상했지만,예금 금리는 아직 인상 폭과 시기조치 결정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는 것이다.

 은행들은 “예금 금리가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시늉’만 낼 가능성이 크다.대출 금리는 오르는데 예금 금리가 제자리이면 은행들의 예대마진이 커진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제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예금금리 인상 ‘머뭇머뭇’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기준금리가 오르면 곧바로 예금 금리 인상을 발표했던 은행들이 이번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한 달 동안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1년짜리 예금 금리를 연 3.5%에서 3.85%로 0.35%포인트 이미 올렸다”면서 “시장상황을 본 뒤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담당자도 “지난 1일 선제적으로 1년 만기 금리를 4.0%로 0.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며 “기준금리 인상 이후 채권금리가 많이 오르지 않아 시장 금리 추이를 좀 더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올리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폭(0.25%포인트)에는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기 상품은 인상 폭이 작고,비인기 상품 위주로 0.25~0.3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고객들의 피부에는 와 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동향을 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지난 9일 제일저축은행이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4.3%에서 4.5%로 올린 이후 추가 금리 인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불거진 이후 예금을 굴릴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금리를 올릴 유인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은행 예대금리차 확대될 듯

 은행들은 예금 금리와 달리 대출 금리는 이번주부터 일제히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변동형 대출 상품 금리를 지난주보다 0.06%포인트 오른 3.92~5.24%로 조정했다.하나은행도 지난 주 4.56~6.06%에서 이번 주 4.73~6.23%로 0.17%포인트 인상했다.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상에는 적극적이고,예금 금리 인상은 주저하는 이유는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예대 금리차가 벌어지면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수익성도 나아진다.

 은행들은 금리 인하기 때는 대출 금리보다 예금 금리를 더 빠른 속도로 내려 예대마진을 챙겨왔다.

 실제로 저금리가 지속된 올 상반기에 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 금리차는 지난 5월 기준 2.51%포인트로 작년 말보다 0.40%포인트 확대됐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쏠리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예금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자금이 몰려 운용처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지난 5월 은행 수신은 작년 2월 이후 최대폭인 18조6천억원 증가한 데 이어 6월에도 5조4천억원 늘어났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책임연구원은 “은행들은 그동안 금리 인상기에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더 많이 올리는 행태를 반복해왔다”며 “이번에도 정책 변화(기준금리 인상)가 소비자에게는 이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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