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구입비중 그리스·스페인 1·2위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피그스’(PIGS) 국가의 국민들이 유독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복권에 더 열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발간한 복권백서에 따르면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소득 규모 대비 복권 구입지출의 비중이 높은 나라 1, 2,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위 그리스는 2008년 기준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권 판매액 비중이 2.28%로 집계됐다. 1인당 GDP 3만 2005달러 중 731달러(약 87만원)를 복권 사는 데 썼다. 국가 전체 복권 판매액은 78억 1200만달러였다. 스페인 국민들은 1인당 GDP(3만 5332달러)의 1.22%인 431달러를 복권에 썼다.
복권의 발상지인 이탈리아 국민들은 소득(1인당 GDP 3만 8996달러)의 1.21%인 470달러를 복권에 썼다. 이탈리아는 16세기 로또라는 방식을 처음 고안해 냈을 정도로 복권의 역사가 깊다. 시장규모도 커 세계복권의 12%를 차지, 미국(23.9%)에 이어 두번째다. 포르투갈은 1인당 GDP의 0.75%로 6위였다.
4위는 오스트리아(1인당 GDP의 0.81%), 5위는 핀란드 (0.76%)였다. 우리나라는 1인당 GDP의 0.35% 수준으로 전체 조사대상 중 15위였다.
이렇게 피그스 국가에서 복권이 높은 인기를 끄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3만달러대의 국민소득과 연관지어 해석하고 있다. 복권위 관계자는 “통상 복권시장은 한 나라의 1인당 GDP가 3만달러 후반이 될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소득이 4만달러를 넘으면 인기가 시들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그리스, 스페인 등은 지금이 복권의 최고 전성기”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10-07-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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