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심술’ 보험 덮치다

‘자연의 심술’ 보험 덮치다

입력 2010-08-19 00:00
수정 2010-08-1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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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홍수 등으로 78조여원 손해

지진, 폭풍, 폭설 등 자연재해가 올 1분기에 기승을 부리면서 전 세계 보험 손해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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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영국의 재보험중개사 윌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연재해로 650억달러(약 78조 6714억원)의 경제적 손해와 110억달러(약 12조 9162억원)의 보험 손해가 났다.

새해 첫달부터 아이티 강진이 일어나면서 지구촌 재앙의 서곡을 울렸다. 이후 ‘세기의 폭설’이 미국을 덮쳤고 진도 8.8의 강진이 칠레를 요동치게 했다. 폭풍 신시아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에 막대한 침수 피해를 가져왔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이미 오래 전부터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독일 뮌헨리재보험에 따르면 1970~89년 연 평균 51억달러였던 대형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손해액은 1990~2009년 271억달러로 5배로 늘었다. 여기서 대형 자연재해의 기준은 2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0만명 이상이 집을 잃고 총 손실액이 피해국 국내총생산(GDP)의 5%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1970년부터 2009년까지 40년간 손해액이 가장 컸던 10대 자연재해 중 2000년 이후에 발생한 사건만 6건에 이른다. 1980년대 이후 이상기온으로 인한 자연재해는 16건이지만 이전에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지구 온난화로 재해의 빈도나 강도는 더 세질 수밖에 없어 자연재해 보험에 들었거나 새로 가입하려는 기업과 개인의 보험료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지난 7월 전 세계 재보험사의 자연재해 재보험 갱신 결과 1분기 사고가 집중됐던 북·남미 지역의 요율은 최대 70%까지 올랐다. 요율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추세다. 1994년 세계 자연재해 재보험 요율 지수를 100으로 놓았을 때 2000년 53.7까지 떨어졌던 요율은 2007년 106.4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전 세계 지도를 보면 지난해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손해액 비중은 북·남미 대륙이 60%로 가장 많고 유럽이 28%, 아시아가 7%, 호주가 5%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헌정 코리안리재보험 팀장은 “해외에서 자연재해가 많아지면 전세계적으로 재보험 요율이 올라가고 우리나라 역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해외 재보험사에 재재보험을 들기 때문에 보험료가 덩달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0-08-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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