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들인 ‘비전 선포식’ 연기 왜?

현대차 공들인 ‘비전 선포식’ 연기 왜?

입력 2010-09-02 00:00
수정 2010-09-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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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장 고심끝 결정”… 전략적 판단인 듯

현대차그룹이 계열분리 1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을 돌연 연기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수개월간 공들인 대규모 이벤트를 행사 당일 아침에 연기한 것을 두고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대차 측은 1일 상생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행사를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중소기업 상생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현대차의 ‘자화자찬’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예정된 ‘잔칫날’을 빛내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준비한 행사를 그같이 단순한 이유로 연기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행사 연기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석연치 않다. 현대차 측은 전날까지 참석자에게 행사 일정을 통보하고, 각종 현수막과 행사 진행요원 배치를 모두 끝냈다. 하룻밤 사이에 연기할 만한 사유가 발생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 이번 행사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현대차의 과거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을 조명하고,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현대차 임직원들의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 그래서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며,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그룹 통합 CI(기업이미지통합)도 발표할 계획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혀 이번 일이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졌음을 내비쳤다. 또 “(연기 배경과 관련해) 여러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라며 말을 아꼈다.

현대차 직원들도 갑작스러운 연기에 당황하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 직원은 “구체적으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생일잔치도 남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좀 그렇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10-09-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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