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원금 갚으라니…주택담보대출 거치기간 연장 제동 논란

갑자기 원금 갚으라니…주택담보대출 거치기간 연장 제동 논란

입력 2010-12-31 00:00
수정 2010-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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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34)씨는 2006년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2억 4000만원을 3년 거치로 빌렸다. 이자만 월 100만원씩 갚던 그는 지난해 거치기간을 다시 3년 연장했다. 집을 팔까 고민했지만 가격이 3억 8000만원에서 3억 2000만원으로 내린 상태였다. 그는 최근 금융당국이 거치기간의 연장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듣고 매월 300만원에 달하는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한숨을 쉬고 있다.

금융당국의 거치기간 연장 제한 방침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새해 업무보고에서 늘어가는 가계부채의 선제적인 관리를 위해 가계대출의 60%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원금분할상환대출의 과도한 거치기간 연장 관행을 개선하도록 시중은행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2006년 190조 2367억원이었던 주태담보대출은 올해 10월 279조 65억원으로 46.7%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도 지난 10월 0.73%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0.7%대에 올라섰다.

하지만 대출자들의 입장도 급박하다. 집값 상승이 최고조였던 2006년과 2007년에 대출을 받은 이들은 거치기간 만료가 올해와 내년에 몰려있다. 이자만 갚으면서 성과금이나 재산상속 등 부정기적인 수입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던 이들은 원금과 이자를 동시 상환하면 생활 자체가 힘들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대출을 받은 경우는 거치기간 연장 제한 대상이 아니다.”면서 “시중은행 역시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에 거치기간 연장 관행이 영향을 주는 것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 자율적으로 개선안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의 증가 추이를 봐가면서 ‘거치기간 연장 제한 모범규준’ 도입 여부를 결정하되 최대한 은행의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상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0-12-3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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