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러기도 고병원성 AI 감염…발병원 ‘다변화’

큰 기러기도 고병원성 AI 감염…발병원 ‘다변화’

입력 2014-01-22 00:00
수정 2014-01-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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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큰 기러기 숫자ㆍ위치 파악못해…AI 위험권역 확대

이번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의 주요 발병원으로 추정되는 가창오리뿐 아니라 큰기러기도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거둬들인 큰기러기 폐사체를 정밀검사한 결과 가창오리와 같은 H5N8형 AI가 검출됐다고 말했다.

큰기러기는 유라시아 대륙과 아시아 북쪽에 주로 서식하며 10월초부터 이듬해 3월초끼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는 철새로 쇠기러기 다음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이다.

문제는 큰기러기는 가창오리와 같이 겨울 군락지를 형성하지 않고 전국에 분포한다는 점이다.

집단 군락지가 있다면 어느 정도 활동반경을 예측할 수 있지만 특정 군락지가 없이 전국에 분포한다면 사실상 전국이 AI의 위험권역에 드는 셈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큰 기러기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들어와 있는지, 어디에 주로 머무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큰기러기는 전국적으로 분포해 월동하고 있으며 개체수는 현재 전문가가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날부터 서해안 일대 철새의 주군락지인 금강호, 동림저수지, 영암호, 영산호 주변에서 정확한 철새 개체수를 파악 중”이라며 “내일까지 하면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과거 4차례 AI 발생 당시 모두 야생철새가 발병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철새의 정확한 개체수조차 파악하지 못한 당국의 대처가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가창오리는 워낙 무리가 많아 가는 곳이 한정돼 있지만 큰기러기는 개체수는 작지만 여러 군데로 갈 수 있기 때문에 큰기러기가 갈 수 있는 부분까지도 예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큰기러기가 AI에 감염됐다면 전파 범위 측면에선 가창오리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동림저수지에서 머물다 21일 딴 곳으로 이동한 가창오리의 행방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창오리는 오후 4시반 이후 먹이를 찾아 떠난 후 다음날 새벽이나 아침에 월동지로 돌아오는데 현재 개체수 변화가 조금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며 “현재 조사 전문요원이 카운팅을 하고 있고 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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