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대책발표…소비자들 “실질적 보상해야”

정보유출 대책발표…소비자들 “실질적 보상해야”

입력 2014-01-22 00:00
수정 2014-01-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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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2일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은 못 미덥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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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카드센터가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를 우려해 새 카드를 발급받으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카드센터가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를 우려해 새 카드를 발급받으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에 대한 분노가 가라앉지 않은 데다 2차 범죄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안 롯데카드 센터에서 신용카드 재발급을 받으려던 김모씨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까지 해임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막상 사고가 나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더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이유로 이곳을 찾은 다른 고객도 “카드 해지 후 개인정보를 삭제한다면 고객이 실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롯데마트나 롯데백화점 때문에 롯데카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정보가 유출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NH농협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출장소에서 만난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제도 개선 취지는 좋아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결국 실천이 아닌가 싶다”며 “제도가 없어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게 아닌 만큼 이행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출장소에서 만난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신용카드를 너무 쉽게 발급하고 개인정보도 그만큼 쉽게 다룬다”면서 “정보를 더 신중히 취급하고 함부로 공유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KB카드를 보유한 박모씨는 “신용카드 번호나 유효기간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계좌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가 유출된 만큼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면서 “소 잃고라도 외양간을 고치는 게 낫지만 일단 유출된 정보 때문에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 역시 이번 대책에 대해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이디를 ‘cor****’로 쓴 네티즌은 “각종 정보를 보호한다면서 고객 동의를 구하지만 고객이 동의하지 않으면 막상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으냐”면서 “형식적인 동의를 없애든지 정말 개인 의사에 따라 동의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we3****)은 “몇년 사이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도대체 몇건이냐”면서 “솜방망이 처벌에 쓸모없는 대책을 반복하니 이런 사태가 반복된다”고 비판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당연히 해야 할 것을 취합해 발표한 알맹이 없는 땜질식 처방”이라며 “유출된 카드 정보와 관련 모든 카드를 재발급하고 회비면제, 수수료 및 이자 감면 등 실질적인 피해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앞으로 금융사의 과도한 개인정보 보유나 공유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권 개인정보보호 종합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까지 해임할 수 있도록 하고 매출액의 1%에 달하는 징벌적 과징금도 물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에 1억여건의 고객 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는 최고경영자 해임 권고 및 영업 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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