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위기 한국 영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은 단기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도 엇갈린다.이번 아르헨티나, 터키의 주가 폭락, 통화 가치 하락 등의 위기는 신흥국 옥석 가리기의 일부로 재정과 무역수지가 튼튼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이번 신흥국 위기로 장기적으로 한국, 인도 등 펀더멘털이 튼튼한 국가들에는 외국 자본이 다시 유입되는 등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신흥국 위기가 원화 약세를 초래해 일본과 경쟁하는 전자, 자동차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도 “신흥국 위기가 우리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해도 삼성전자 등의 대기업은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 등이 얽혀 있어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강 건너 불구경 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번 위기가 올 하반기쯤 우리나라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이른바 ‘위기 전이론’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유입된 외국인 자본이 28~29%의 충분한 평가이익을 실현해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 전후로 벌어진 외국인 자금 유출로, 지난해 외국인이 사들인 우리나라 상장주식 규모는 전년보다 73.2% 급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4-01-27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