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4천명 정보 유출…씨티캐피탈 직원 내부 공모 정황 포착
씨티캐피탈은 정보 유출 과정에서 내부 직원의 공모 정황도 포착됐다.
한국씨티은행과 기업은행도 각종 정보 유출과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어 한국씨티금융그룹과 기업은행 금융그룹은 총체적 난국에 처하게 됐다.
1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창원지검이 지난해 연말 한국씨티은행, 한국SC은행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금융사의 정보 유출 혐의를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법대출업자에게 압수한 USB에서 추가 발견된 고객정보 300여만건을 정밀 추적해 이들 캐피탈사에서 3만4천명의 신규 유출건을 적발했다.
당시 검찰은 해당 USB 자료와 관련해 금감원에 IBK캐피탈에서 5만5천건, 씨티캐피탈에서 10만건이 유출됐다고 통지했다.
그러나 같은 고객 정보가 흩어진 경우도 있고 아예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도 있어 별도의 분석이 필요했다.
이에 최종 분석 작업을 해보니 IBK캐피탈은 2만2천명의 정보 유출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5천명은 과거 해킹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신규 고객 정보 유출은 1만7천명이다.
씨티캐피탈은 5만5천명 정도가 신규 유출로 분류됐으나 여러 금융사 정보로 볼 수 있는 것들도 많아 이 가운데 1만7천명만 확실한 씨티캐피탈 신규 유출 건으로 결론 내렸다.
앞서 금감원은 최근 이 USB 분석을 통해 씨티은행과 SC은행에서 5만건의 고객 정보가 추가 유출된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 털린 13만7천건을 합치면 이들 은행의 고객 정보 유출 건수는 총 19만여건으로 늘어난다.
이번 씨티캐피탈 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한 것은 내부 직원의 공모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씨티은행의 한 지점 직원이 회사 전산망에 접속해 대출고객 3만4천명의 정보를 A4 용지에 출력한 뒤 이를 대출모집인에게 전달했다. 씨티캐피탈도 이와 유사한 경로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연루 혐의를 받는 직원은 부인하고 있어 검찰이 집중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반적인 정황상 씨티캐피탈 정보유출 건은 내부 직원이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씨티금융그룹은 씨티은행의 고객 정보 유출과 피해 발생에 이어 씨티캐피탈마저 정보가 새로 빠져나간 사실이 밝혀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 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 도쿄지점이 부당 대출 건으로 금감원 검사를 받는 상황에서 IBK캐피탈마저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도쿄지점에서 최대 6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전 도쿄지점장이 자살까지 해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진 상황이다.
금감원은 금융사 고객 정보 유출에 따른 정밀 분석이 마무리됨에 따라 해당 금융사에 대한 검사 결과를 취합, 제재를 내리기 위한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정보 유출에 대한 최근 엄벌 분위기를 고려하면 제재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달 중 씨티은행과 SC은행 등에 대한 제재가 결정될 예정”이라면서 “규정에 따라 관용 없이 처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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