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회장 “떠나지 않을 것” 불복 시사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임기 1년여를 남기고 탄핵됐다.의협 대의원회는 19일 오후 서울 이촌로의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대의원 242명 중 178명(73.6%)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36명, 반대 40명, 기권 2명으로 가결시켰다.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불신임에 찬성함에 따라 노 회장은 이날로 회장 직무가 정지됐다.
이번 탄핵 결정은 지난달 10일 의협의 집단휴진과 이후 진행된 의·정 협의 등의 과정 등에서 노 회장의 대정부 투쟁 방식에 불만을 가진 대의원회와 노 회장의 갈등이 깊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의협 회장이 임기 중 중도 사퇴한 적은 몇 차례 있었으나 대의원총회의 불신임 결정으로 중도 퇴진한 것은 의협 설립 이후 처음이다.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은 “노 회장이 대의원총회 의결 사항을 위반하고 의협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불신임 사유를 밝혔다.
노 회장은 지난 2012년 5월 취임해 3년 임기 중 1년여를 남긴 상태로, 의협은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으면 보궐선거를 실시한다는 정관에 따라 60일 이내 선거를 실시해 남은 1년을 이끌어갈 새 회장을 뽑아야 한다.
의협은 총회 이후 곧바로 상임이사회를 열고 김경수 의협 부회장 겸 부산시의사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노 회장은 이번 불신임 결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곧장 밝혔다.
그는 총회 직후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한 회원이 세월호보다 200배는 더 큰 의협이라는 배를 버리고 떠날 것이냐고 물었다. 사실은 떠나고 싶을 때도 많았다. 그러나 떠나지 않았고 떠날 수 없었다. 앞으로도 떠나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회장은 총회에 앞서서는 자체 실시한 회원 설문조사에 1만6천376명이 참여해 이중 92.83%가 탄핵을 반대했다는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따라서 노 회장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탄핵 결정을 되돌리려할 가능성이 높아 협의 내부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와 의협이 논의 중인 원격의료 시범사업 추진 등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도 제기된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의·정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나머지 집행부는 그대로 남아 책임을 다하기로 했다”며 일단 의· 정 합의 이행추진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라는 국가적 재난이 발생해 국민들이 탑승자들의 조속한 생환을 열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단체가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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