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열식 매뉴얼을 담당자별 임무만 간단히…4천여 현장 안전점검도
국토교통부가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항공·철도·도로 사고 등 재난 상황별 초동조치 매뉴얼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재난 상황 초기 ‘골든타임’ 때 공무원 각자가 수행해야 할 임무를 저마다 숙지하도록 해 매뉴얼이 제 구실을 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국토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이런 내용 등을 포함한 현장 중심의 재난안전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항공사고, 철도사고, 도로·터널사고, 교량·댐 붕괴사고, 전세버스 사고 등 재난 상황별 초동조치 매뉴얼이 실제 상황에서 작동 가능한지 전면 검토해 상반기 중 개편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상상황 때 담당자별로 수행할 임무를 나열해놓은 현행 매뉴얼은 실제 상황에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고 직후 골든타임에 현장 관계자들이 처리해야 할 일들을 담당자별로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터널 화재 사고 때 A공무원은 화재 발생 사실을 119에 신고하고 상부에 보고하면 된다’는 식으로 담당자별 임무만 간단히 정리한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하반기까지는 이런 담당자별 매뉴얼을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으로도 개발해 언제든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불합리한 재난 대응 관행이 없는지도 점검하기로 했다.
관행적으로 협회나 단체 등에 안전업무를 위임·위탁한 경우 관리·감독이 엄격하게 이뤄져 왔는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기본과 원칙이 무시되는 재난대응 점검 관행은 없었는지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28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26일에 걸쳐서는 교량·터널·댐 등 사회기반시설 3천400여곳, 건설 현장 570여곳 등 4천여개 현장에 대해 우기 대비 안전점검을 겸해 재난대응 체계, 시설물 유지관리 체계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 도로·철도·수자원공사, 민간 전문가 등 총 1천278명으로 구성된 18개의 합동점검반이 가동된다.
철도, 항공, 전세버스 등 대규모 여객 수송 현장의 안전규정 준수 여부, 안전 관련 장비의 작동 여부 등도 점검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아울러 그간 연간 단위로 해오던 재난훈련도 수시실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고가 터졌을 때 재난 관계자들이 당황하지 않고 매뉴얼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업무 중 10∼20분의 짧은 시간을 활용해 수시로, 반복적으로 재난대응 훈련을 할 계획이다.
장관이 직접 주재하는 사고대응 도상훈련도 진행된다.
철도, 항공 등 분야에서 과거 20년간 발생한 대형 재난사고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다음 달 2일까지 5회에 걸쳐 장관이 직접 안전 관계자들과 도상훈련을 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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