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성장·수익성 모두 ‘후퇴’

작년 기업 성장·수익성 모두 ‘후퇴’

입력 2014-04-29 00:00
수정 2014-04-29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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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증가율 0.7%로 수직낙하…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저

국내 기업의 성장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번 돈으로 이자를 낼 능력은 다소 개선됐으나 여윳돈이 늘어서라기보다는 저금리에 기댄 측면이 크다.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부실기업 연명이 늘고 있어 금리 정상화의 필요성이 커 보인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2013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의 동반 하락이 두드러진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 4.9%에서 지난해 0.7%로 수직 낙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1%) 이후 가장 낮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생산자 물가와 수출 물가 등이 떨어진 것이 큰 폭의 매출액 둔화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기업은 상장사 1541곳과 주요 비상장사 169곳 등 총 1710개사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4.8%에서 4.6%로 낮아졌다. 전년에 이어 ‘역대 최저’ 기록을 또 한번 바꿔썼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4.6%라는 것은 1000원어치를 팔아 46원 벌었다는 뜻이다. 그나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뺄 경우 34원으로 더 쪼그라든다.

이렇게 번 돈으로 이자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은 2012년 379.6%에서 지난해 399.1%로 올라갔다. 번 돈은 줄었는데도 이자 지급 능력은 왜 나아진 것일까. 답은 금융 비용에 있다. 매출액에서 대출이자 등 금융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인 금융 비용 부담률이 같은 기간 1.3%에서 1.2%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가 길어지면서 이자 부담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부채비율(97.9%→95.1%)과 차입금 의존도(25.5%→25.2%)가 낮아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당장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현금흐름보상비율 100% 미만) 비중은 29.5%에서 30.6%로 늘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2014-04-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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