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한다면서’ 현대증권, 현대엘앤알 사채 인수

‘매각한다면서’ 현대증권, 현대엘앤알 사채 인수

입력 2014-05-29 00:00
수정 2014-05-2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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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매각할 예정인 현대증권이 최근 잇달아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계열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엘앤알주식회사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610억원 어치의 무보증 사모사채를 발행하기로 했고 현대증권이 이를 전액 인수했다.

현대엘앤알은 현대증권에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과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발행 보통주(240만100주) 및 상환우선주(1만5천주), 외환은행 예금 채권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현대엘앤알은 지난 2012년 반얀트리호텔(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현대상선(49.0%), 현대엘리베이터(23.1%), 현대로지스틱스(23.0%), 현대증권(4.9%)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될 예정인 현대증권이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원에 동원되는 것은 구조조정 의지를 의심케 하는 것이라며 의구심에 찬 눈길을 보내고 있다.

현대엘앤알은 2년 연속 적자를 내 누적결손금이 460억원에 달하는 상황인데 담보가치가 의문시되는 주식을 담보로 사채를 인수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얘기다.

앞서 현대증권은 작년 12월 말 현대유엔아이의 유상증자에 200억원 규모로 참여하기로 했고 지난 3월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도 62억원 규모로 참여하는 등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작년 말 발표한 3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에서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를 모두 매각해 금융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현대증권 매각을 위해 투자자들에게 투자안내서를 발송했으며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는 현대증권의 계열사 지원이 자본시장법상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검토 결과 특수관계인 등에 대한 현대증권의 지원규모가 자기자본의 8%를 넘지 않기 때문에 아직 관련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대앨엔알 사채는 추후 1순위로 상환받게 돼 있으며 과거 반얀트리호텔 인수 때부터 일정부분 참여했던 것”이라면서 “증권 매각작업은 산업은행의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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