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정개선 방안 무슨 내용 담았나

국세청 세정개선 방안 무슨 내용 담았나

입력 2014-05-29 00:00
수정 2014-05-2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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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개인과 법인사업자, 세무대리인, 조세 전문가 등 1천여명의 설문조사를 거쳐 29일 확정·발표한 ‘국민이 바라는 10대 세정개선 과제’는 국민이 현장에서 느끼는 납세 불편 사항의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과제는 설문 결과를 토대로 이전환 국세청 차장과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등으로 구성된 ‘합동 선정회의’를 거쳐 확정됐다. 세무조사, 납세 서비스, 신고·납부, 납세자 권익보호 등 4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 무리한 세무조사·자료 요구 줄인다

우선 세무조사 분야에서 눈에 띄는 것은 무리한 세무조사를 지양하고 불필요한 자료 제출 요구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조사 실적을 의식한 무리한 세무조사가 이뤄질 경우 조사 과정에서는 물론 납세자의 불복 신청으로 이어지면서 납세자가 경제적으로나 시간상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우선 국세청은 ‘조사심의팀’을 통해 세무조사를 마치기 전에 무리한 과세가 없는지를 사전에 검증하고 무리한 과세를 한 것으로 판정될 경우 징계 등 인사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무리한 과세 여부는 납세자의 불복, 행정심판 청구에 대한 최종 결과에 따라 판단이 내려지게 된다.

아울러 납세자가 세무조사 결과통지서만 봐도 스스로 조사 내용과 세액 산출근거를 알 수 있도록 세무조사결과통지서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 현재는 구체적인 세액 산출 근거를 담은 ‘결정결의서’를 납세자에게 제공하는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앞으로는 납세자가 요구할 경우 예외 없이 제공하도록 업무 처리 지침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납세자의 신고 내용에 대한 분석 체계를 보다 정교화하고 사전에 충분히 자료를 검토해 불필요한 해명자료 요구를 줄이기로 했다. 탈루 혐의가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누적 관리해 세무조사시 일괄해 처리하도록 했다. 여기에 자료제출 요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장부나 서류 등의 제출 요구도 줄이도록 했다.

기업의 세무조사 부담을 줄이고자 올해부터는 조사기간을 예년보다 30% 가량 단축키로 했다. 조사 요원의 사업장 방문 조사를 줄이고 세무관서에서 성실신고 여부를 검증하는 사무실 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조사기간 연장이나 조사범위 확대시 납세자보호관은 반드시 납세자의 의견을 듣고 합당한 경우에 한해 승인하도록 했다. 조사기간 연장 신청을 했다가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면 해당 세무관서의 업무성과 평가시 감점이 된다.

◇ 명의신탁 주식 소유권 전환 심의거쳐 증여세 면제

법인세 신고 시 제출하는 표준재무제표의 항목과 기업 재무제표가 달라서 발생하는 비효율도 제거된다. 지금까지 기업은 법인세 신고시마다 재무재표를 재작성해야 했다. 국세청은 앞으로 기업의 재무제표를 큰 수정 없이 법인세 신고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재무제표 양식을 고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법인 설립 시 타인 명의로 등재한 주식의 실소유자 확인 절차도 간소화된다. 2001년 7월 상법 개정 전에는 법인 설립시 발기인이 최소 3~7명 이상이 필요했던 만큼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족, 친척, 지인 등 타인 명의로 주식을 등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가업승계 등을 위해 실제 소유자 명의로 주식을 환원하고 싶어도 기업주는 세무조사 등이 염려돼 이를 꺼려왔다. 오랜 시간이 지나 금융 자료 등 증빙을 구하지 못해 실소유자임을 입증하지 못하면 실소유자 환원이 증여로 간주해 증여세가 부과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보유 자료와 신청서, 내부 경력 직원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명의신탁 주식을 실소유자로 환원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이 경우에는 증여세 부과도 하지 않는다.

◇ 국세상담 서비스 품질 높인다

소득세나 부가세 등의 신고 기간에 국세상담 전화(☎126)가 폭주하며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콜백 서비스, 관할 세무서 자동연결 등 전화응답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복잡한 세법에 대한 전문 지식 부족으로 예기치 못한 세금 부담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 기업인, 회계 실무자 등을 상대로 한 세목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홈택스, 현금영수증, e-세로, 연말정산, 법령정보 등 8개로 분산된 국세청의 인터넷 서비스도 하나로 통합해 납세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부가세, 원천세에 국한된 신고기한 후 전자신고를 소득세, 법인세, 증여세 등 전 세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국세청은 과세자료 처리를 늦게 할 경우 납세자가 관련 증빙을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지연처리에 따른 가산세 부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처리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업무성과 평가시 과세자료 조기처리 비율을 지표로 관리하고, 과세자료 처리를 6개월 이상 미룰 경우 평가 점수를 깎기로 했다. 과세 자료 처리시에는 납세자에게 해명기회가 있다는 안내문을 반드시 보내고 해명자료에 대한 검토결과 통지서나 과세예고 통지서를 반드시 전달해 주기로 했다.

세무대리인을 선임하기 어려운 영세납세자가 청구 세액 1천만원 미만에 대한 이의신청 등 불복청구를 할 경우 적용되는 ‘국선세무대리인’ 제도 지원 대상자의 자격은 종전 재산 3억원 미만에서 5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 시기도 불복청구 이후에서 불복청구서 작성 단계로 앞당기기로 했다.

이재락 국세청 납세자보호관은 “이들 세정개선 과제에 대해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 상황과 추진 결과를 소상히 공개할 것”이라며 “아울러 국세청과 대한상의가 함께 세정 현장을 점검해 세정에 신속하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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