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현장투어…열정·융합·소통·꿈 등 강조

최양희 신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과학과 인문·예술의 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장관은 19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대학생 예비 창업가와 가진 간담회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창업지원이 지나치게 정통신기술(ICT)에 편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공감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장관은 “기술·산업·경제발전이란 게 천천히 조금씩 누적돼 발전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어느 순간에 점프해서 발전하는 측면이 있다. 이것을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하는데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인 예”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처럼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과학기술과 인문·예술·디자인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러다임 변화의 원동력은 상상력인데 이는 결국 역사·문화·예술 등에서 도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과학기술에 노동력이나 자본을 집약해서 경제발전을 이뤘는데 지금은 중국이 똑같이 배워서 우리를 밀어내고 있다”며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서 다시 한번 도약하지 않으면 (중국에) 치일 수밖에 없다”고 경각심을 드러냈다.

최 장관은 아울러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열정을 갖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창업 사례를 보면 리포트 쓰듯이, 숙제하듯이 한 번 도전했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진정한 창업이라면 자기 나름대로 ‘꿈의 트팩’이 있어야 한다”며 “5년 뒤에는 뭐가 될까, 10년 뒤에는 어떻게 성장해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외에 판교 테크노밸리 내 소프트웨어기업들과 국내 융합연구의 산실인 카이스트 바이오융합연구소 등을 차례로 찾아 벤처·창업기업 직원들과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지난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이번 현장투어에서 최 장관은 ‘열정’, ‘융합’, ‘소통’, ‘꿈’ 등의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산업 전반에 창의적인 융합을 북돋고 젊은이들의 창업가정신을 고취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날 현장투어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려면 기존의 틀과 격식을 깨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행동으로 옮긴 듯 다소 파격적인 형식으로 진행됐다.

점심식사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창업가들과 선 채로 담소를 나누며 피자로 때웠고 저녁에는 카이스트 연구원 및 예비 창업가들과 ‘치맥’을 즐기며 격의 없이 대화하는 등 ‘친근하고 젊은 장관’의 행보를 보였다.

미래부 관계자는 “과학기술·ICT 관련 부처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렇게 취임 직후 현장투어에 나선 게 노무현정부 때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이래 처음인 것 같다. 장관 스스로 현장에 밀착한 정책을 펴려고 노력하는 만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