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박원순 서울시장 회동
1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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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총리와 박 시장은 한강개발을 위해 나선다는데 합의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지방재정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었다.
◇ 한강·홍릉 개발 원칙적 공감…각론 합의 과제 남아
이날 회동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는 평이다. 기재부와 서울시간에 의견 충돌이 두드러진 사안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한강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있었다.
정부는 한강과 주변지역을 개발해 파리 센강이나 런던 템스강 같은 관광·휴양 명소로 만들겠다는 정책을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한강을 개발하는 것은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계획 이후 30여년만에 처음이다.
정부와 서울시 모두 한강 개발 필요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다만 각론에서는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한강 개발이 가져올 관광 산업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서울시는 자체 추진해온 ‘2030 한강 자연성 기본 계획’ 등에서 자연성 회복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회동에서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 양측이 한강종합개발의 필요성 자체에 공감하고 기재부 1차관과 서울시 부시장을 단장으로 공동 TF를 구성한만큼, 앞으로의 세부 논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박 시장에게 “민간투자와 소비에 걸림돌이 되는 현장 규제를 혁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지자체의 조례·규칙 개정을 통한 ‘풀뿌리 규제 완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세종시 이전으로 공간이 남게 되는 홍릉 KDI 부지 개발과 소상공인 정책에 대한 서울시 협조도 부탁했다.
이에 박 시장은 협력을 약속한 상황이다. 앞서 박 시장은 홍릉 일대를 ‘안티에이징(노화방지) 연구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밝힌 바 있다.
◇ 지방재정 지원엔 ‘시각차’
서울시도 이번 회동에서 안전 투자 예산과 지방 재정 문제 등 당면 현안에 대한 입장을 기재부에 전달했다.
박 시장은 최 부총리에게 “지하철의 내진 설계와 노후 시설 교체 등에 워낙 큰 예산이 들어가 중앙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최근 들어 각종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 시설 개선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 1∼4호선 내진설계와 노후 시설 개선, 9호선 연장구간 개통에 따른 전동차 추가 구매 등 사업에 수천억원 투입이 예상되는만큼 정부가 최소한 1천억원은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최 부총리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지하철은 시민 안전과 관련한 문제이니 (재정 지원을) 실무적으로 논의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방재정의 어려움과 관련해서는 미묘한 시각차가 있었다.
최 부총리는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도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과 자체 재원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정부 지원의 한계를 언급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이에 대해 “서울시의 경우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복지정책에 따른 매칭률(분담률)이 특별히 높기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정부분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뚜렷한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서울시는 지방재정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어느정도 정부의 협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뿐 아니라 각 지자체가 재정난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이날 회동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에 관심을 갖고 지원 물꼬를 트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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