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로드맵…연비 논란 불식·규제강화 대응

현대·기아차, 로드맵…연비 논란 불식·규제강화 대응

입력 2014-11-06 00:00
수정 2014-11-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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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외에서 연비 과장 논란에 끊임없이 휩싸였던 현대·기아차가 2020년까지 기업 평균 연비를 올해보다 25% 높이겠다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이른바 ‘2020 연비 향상 로드맵’으로, 파워트레인 신규 개발과 차량 경량화, 친환경차 투입 등 3대 방안이 주된 골자다.

현대·기아차는 전사적인 연비 향상 노력을 통해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규제 강화에 대응하고, ‘연비 과장’ 이미지를 벗겠다는 전략이다.

◇주요국 환경 규제에 선제 대응

현재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기업 평균 연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신에 미국 환경청(EPA)이 발표한 미국 내 평균 연비 현황을 보면 지난해 현대차는 12.3㎞/ℓ, 기아차는 11.6㎞/ℓ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로드맵이 제대로 실행될 경우 2020년에는 연비가 각각 15.4㎞/ℓ, 14.6km/ℓ 안팎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정부가 9월 행정예고한 2020년 평균 온실가스 배출허용치와 연비 기준인 97g/㎞, 24.3㎞/ℓ에는 한참 못 미친다.

완성차업체들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나 연비 기준 가운데 하나를 골라 준수해야 하며,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과징금을 내야 한다.

연비 관련 규제 강화는 이뿐만 아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연비 측정 기준을 통일하고 처벌 기준을 강화한 정부 공동고시안이 조만간 발표된다.

연비 공동고시가 나오면 그동안 산업부와 국토부가 각각 실시하던 사후 연비 검증은 리콜과 과징금 부과 등의 권한을 가진 국토부로 일원화돼 완성차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도 자동차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5년 130g/km에서 2021년까지 95g/km로 강화하기로 했고, 미국은 현행 15.4㎞/ℓ인 연비를 2020년까지 18.8㎞/ℓ로 강화할 방침이다.

이처럼 강화되는 환경 기준을 충족하려면 고효율과 친환경은 이제 차를 만들 때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연비향상 로드맵이 달성되면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2020년 기준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연비규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비 과장’ 이미지 벗기 안간힘

규제 강화뿐만 아니라 최근 소비자들이 연비 좋은 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연비 경쟁이 과열되는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글로벌 업체들과 연비 경쟁에서는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의 대표 중형 세단인 신형 쏘나타(2.0 모델 기준)의 경우 구형보다 무게가 45㎏이 불어나면서 16∼17인치 타이어 연비는 11.9㎞/ℓ에서 12.1㎞/ℓ로 개선됐지만, 18인치는 11.6㎞/ℓ로 내려갔다. 신형 제네시스와 올 뉴 쏘렌토 역시 연비 효율은 구 모델보다 후퇴했다.

연비 효율이 뒷걸음질친 가운데 연비 과장 논란마저 불거졌다.

현대차는 올해 8월 국내에서 싼타페 연비 과장 논란이 일자 1인당 40만원씩 자발적 보상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2012년 11월 연비 조작 논란이 일어 소비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고, 미 환경청(EPA)에는 1억 달러(1천74억원)의 벌금을 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또 온실가스 규제 차원에서 적립한 온실가스크레디트 중에서 2억 달러 어치에 해당하는 475만점을 미국 환경청과 법무부에 의해 삭감당했다.

이처럼 연비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몽구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특명을 내렸고, 곧바로 사내 ‘차세대 파워트레인 태스크포스’ 등이 꾸려져 단계별 연비 향상 목표와 실행방안을 수립한 것이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연비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엔진과 파워트레인 기술 혁신 등이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현재 보유 중인 10종의 엔진 라인업 중 70%를 차세대 엔진으로 대체하고, 연비 향상 효과는 물론 강력한 성능을 갖춘 터보엔진 개발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올해 33∼52%에서 2018년에는 48∼62%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초고장력 강판은 차량의 안정성은 높이면서 차체 중량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이원희 사장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초고장력 강판은 일반 강판보다 무게가 가볍지만, 기본성능을 강화하기위해 보강재 등을 적용하면 차량 중량이 늘어났다”면서 “앞으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성 확보와 함께 중량 또한 늘지 않게 설계해 연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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