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일임형 ISA 11일 첫 시판…2차 판촉전 돌입

은행 일임형 ISA 11일 첫 시판…2차 판촉전 돌입

입력 2016-04-10 10:20
수정 2016-04-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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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만 판매할 수 있었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에 은행권이 합류한다.

신탁형 ISA만 판매해 온 은행들은 일임형 상품 출시를 계기로 공격적인 판촉전에 나설 태세여서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기업 등 주요 은행 4곳이 11일부터 일임형 ISA 판매에 나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이들 4개 은행이 일임형 ISA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며 “그 시점에서 열흘이 지난 11일부터 상품 홍보 및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운용 인력을 확보하고 전산 시스템 준비를 마치는 대로 일임형 ISA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은행의 일임형 ISA 판매가 시작되면 은행과 증권업계가 대등하게 일임형과 신탁형 ISA를 동시에 파는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지난달 14일 ISA가 처음 출시됐지만 은행들은 그간 투자일임업 자격을 보유하지 않아 일단 신탁형 ISA부터 판매했다.

은행권은 일임형 ISA 출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내달 31일까지 일임형 ISA 출시를 기념하는 추첨 이벤트를 마련했다.

1등 2명에게 500만원씩을 주기로 하는 등 가입자 유치 경품으로 총 5천만원어치를 내놓았다.

다른 은행들도 ISA 출시 때처럼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일임형 ISA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영업 현장 직원들이 회사 목표 달성에 급급한 나머지 상품 설명 의무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적금 외에 여러 가지 투자상품을 담을 수 있는 일임형 ISA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아니다.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불완전 판매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런 우려가 제기되자 금융감독원도 지난 7일 10개 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과당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으며 금감원이 적기에 미스터리 쇼핑(암행 감찰) 시행 등의 방법으로 문제점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이 ISA 제도 도입을 계기로 처음 투자일임업에 진출하는 만큼 운용 능력 검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SA 출시 직전에 은행의 제한적 일임 시장 참여 허용 방침이 결정되면서 은행권이 일임형 ISA 상품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촉박했던 게 사실이다.

은행들은 자산관리(WM) 전략 부서를 중심으로 일임 자산 운용 조직을 꾸린 상태다.

국민은행은 금융투자 업계에서 운용 전문가 2명을 영입해 WM그룹 산하에 10여명 규모의 일임형 ISA 운용팀을 출범시켰다.

우리은행도 외부 전문가 1명을 최근 채용한 데 이어 2명을 추가로 뽑아 일임형 ISA팀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금융투자 부문의 전문가들은 은행의 자금 운용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공시될 수익률을 보고 가입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한다.

은행이 올 1월 말 기준으로 88조원에 달하는 랩어카운트 운용 증권사 수준으로 역량이 커지려면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은행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일임형 ISA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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