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발사체·핵무기…北 과학기술 힘은 학교 교육?

우주발사체·핵무기…北 과학기술 힘은 학교 교육?

입력 2016-04-20 09:15
수정 2016-04-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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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 북한 개정 과학교과서 분석

우주발사체와 핵무기 개발 등 일부 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선 과학기술을 가진 북한의 저력은 무엇일까. 과학의 날을 맞아 북한의 과학교과서가 모습을 드러내 흥미롭다.

북한의 과학교과서는 마치 백과사전처럼 이미지가 많고 질문 형식으로 탐구활동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통일연구원의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교육정책, 교육과정, 교과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정보산업시대와 지식경제시대에 맞는 창조형·실천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2012년 9월 학제를 개편하고 교과서도 개정했다.

연구 보고서에서 ‘수학 및 자연과학 교과 교육과정 분석’을 담당한 강호제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013판 과학교과서는 모두 컬러이며 화려한 이미지가 많이 활용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글 보다는 사진 등의 이미지 위주로 편집돼 마치 백과사전이나 화보집을 보는 느낌을 준다”고 밝혔다.

특히 교과서에는 삽화보다 실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많이 들어갔는데, 이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교과서에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라고 전했다.

또 교과서에 실린 자연환경이나 생물의 사진이 외국이 아니라 북한 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을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강과 산은 물론 꽃과 나무도 모두 북한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과학교과서뿐 아니라 수학교과서에도 그래프와 이미지를 활용했다. 2013년판 중학교 1학년 수학교과서에는 한쪽에 최소 한개 이상의 이미지가 들어갔다.

만일 그래프나 도형이 들어가기 어려운 단원이라면 사람을 그리고 여기에 말풍선을 띄우는 식의 이미지를 썼다.

강 연구원은 북한 과학교과서의 두 번째 특징으로 ‘질문’을 많이 사용한 점을 꼽았다.

이전 교과서에서는 개념을 설명했지만, 개정판에서는 먼저 질문을 던지고 탐구활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개정 전의 교과서에서는 솔방울을 가르칠 때 ‘솔방울은 많은 비늘쪼각(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알려주는 식이지만 개정교과서에서는 ‘소나무의 솔방울이 어떻게 생겼는가를 알아보자’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 다음 관찰, 조사 등의 탐구활동을 펼쳐 답을 얻게 하고, 뒤에는 자료 읽기와 참고 코너가 이어져 관련 지식과 정보를 보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각 단원이 끝날 때마다 ‘과학 글쓰기’가 들어가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예를 들면 새와 토끼, 인공위성. 자동차 같은 그림을 그려놓고 ‘그림을 보면서 지금까지 배운 생물들을 무생물체와 비교하여 자기의 생각을 써서 발표해보자’고 돼 있다.

강 연구원은 “지식산업시대를 맞아 수학과 과학을 자신의 ‘말’로 조리 있게 풀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과학 글쓰기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과학교과서의 일부 단원은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연구원은 “물리 분야에서 유체 관련 내용은 중등 물리에서는 잘 가르치지 않는 부분”이라며 “국내에서도 대학교 일반물리 과정에서 가르치다가 최근에 고등학교 심화 과정인 ‘물리2’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기장 속에서 움직이는 전하가 받는 힘인 ‘로렌츠 힘’에 대한 내용과 전자기 유도 현상에 대한 내용도 어려워 중학교 과정에서는 배우지 않는 내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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