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홍수 이후 벌어진 수명 격차 수십년 지속 전망
남북한 남녀의 평균 수명 차이가 모두 11년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1990년대 북한 대홍수와 기근으로 크게 벌어진 남북한의 평균수명 격차는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도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3일 조경숙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연구원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실은 ‘통일 독일의 사례를 통해 본 남북한 주요 건강지표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현재 남한의 평균수명은 여자 84.6세, 남자 78.0세다.
북한의 평균수명은 여자 73.3세, 남자 66.3세로 남한과 비교하면 각각 11.3세, 11.7세 낮다.
이같은 남북한의 차이는 1990년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965년 남한 여자의 평균수명은 57.6세로 북한 여자 54.6세보다 3.0세 더 많았다. 이후에는 격차가 점점 줄었으나 1990년에 다시 3.3세 차이를 보였고, 2000년에는 11.3세로 벌어졌다.
남자의 경우 1965년 남한의 평균수명은 52.3세로 북한 48.4세보다 3.9세 많았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그 격차가 커지기 시작했고, 2000년에는 11.8세의 차이가 났다.
1990년대에 있었던 북한 대홍수 등 자연재해와 그에 따른 식량난과 경제난, 보건의료체계의 붕괴가 수명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경제가 몰락하기 전까지 무상의료, 의사담당구역제, 예방의학, 동서양의학의 협진 등을 바탕으로 한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어 평균수명을 남한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연구자는 남북한 평균수명 차이가 2000년대 이후 지속되고 있고, 이 격차는 2060년까지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 자료와 북한 통계 등을 분석한 결과 2030년, 2040년, 2050년, 2060년에 남한 여자의 평균수명은 87.7세, 89.3세, 90.7세, 92.1세로 늘어나고, 북한 여자는 76.7세, 78.5세, 80.1세, 81.6세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10세 정도의 격차는 줄어들지 않았다.
남자의 경우 남한은 2060년 평균수명이 86.0세, 북한 남자는 76.1세로 9.9세의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조 연구원은 “남북한 평균수명의 차이는 통일 전 동서독에 비해 격차가 훨씬 크다”며 “기근과 보건의료체계 붕괴가 영향을 미친 남북한 평균수명의 차이는 향후 수십 년간 지속될 전망이고, 통일 이후에도 상당히 기간 차이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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