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1순위 규제에 실수요 위주로 재편…방문객 줄어
11·3 부동산 대책으로 잠시 중단됐던 아파트 분양이 재개되면서 전국 30여곳의 모델하우스에는 예비 청약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그러나 대책 발표 전에 비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곳은 줄어들고 특히 분양권 전매가 대폭 강화된 서울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가수요가 빠지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만 현재 분양하는 아파트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잔금대출에 대한 분할상환 등 여신관리방안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청약 자격과 전매제한 대상에서 제외된 수도권 일부 지역은 방문객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25일 문을 연 서울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에는 대책 전보다 내방객 수가 줄어들었지만, 상담석은 바뀐 1순위 청약 자격과 중도금 대출 등 계약조건 등을 묻는 사람들도 붐볐다.
27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아파트를 분양하는 대림산업 관계자는 “11·3 부동산 대책 이후 1순위 청약자격 요건이 바뀌면서 청약 자격을 물어보고 청약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는 사람이 많다”며 “예전처럼 단기에 전매 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가수요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에 분양하는 ‘연희 파크 푸르지오’에도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 실수요자 중심으로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1순위 청약 가능여부와 대출 조건 등을 묻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며 “전매차익을 노린 가수요는 줄었고 서대문구 인근 지역에서 내집마련을 하려는 실입주 희망자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들 아파트의 25∼27일까지 주말 사흘간 내방객수는 각각 1만6천명, 1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정부 대책 발표 전 인근 지역 모델하우스 방문객수에 비해 줄잡아 5천∼1만명 가량은 감소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GS건설의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와 삼성물산의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 아트리치’ 모델하우스에도 주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GS건설 관계자는 “아파트를 당첨받아 내집마련을 하고 실입주까지 하려는 30∼40대의 실수요자들이 다수였다”며 “가수요가 빠지면서 청약 경쟁률은 떨어지겠지만 실수요자들의 당첨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는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사흘간 2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댜녀갔다는 것이 현대산업개발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매가 불가능해지면서 종전 강남권 아파트에서 나타난 과열 분위기는 없지만 내년 잔금대출 분할상환이 적용되기 전에 분양받으려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모델하우스를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역시 분양권 전매 강화된 화성 동탄2신도시의 ‘중흥S-클래스 에코밸리’ 모델하우스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속에 사흘간 2만명 정도가 다녀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비해 전매제한을 받지 않는 수도권과 지방의 일부 모델하우스에는 방문객들이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정부가 내년부터 잔금대출에 대해 분할상환을 원칙으로 하고 여신심사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청약을 서두르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대우건설이 분양하는 의왕 포일 포일센트럴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사흘간 5만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모델하우스 밖으로는 대기자들이 길게 늘어서고 전매를 부추기는 떴다방의 호객 행위도 여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이 가깝고 입지여건이 좋은 곳인데 분양권 전매도 자유롭다 보니 실수요와 가수요가 동시에 청약에 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잔금대출 분할상환 제약도 없어서 높은 청약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분양하는 ‘수원 영통 아이파크 캐슬’ 모델하우스도 주말 사흘간 5만2천여명이 방문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3천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 프리미엄이 기대되는데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까지 주어지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수요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현대산업개발이 공급하는 ‘청주 가경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도 오전부터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사흘동안 3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실제 청약률과 계약률에서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 대형 건설사의 마케팅 담당 임원은 “서울과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청약조정지역은 전매제한과 1순위 청약 자격으로 인해 청약률이 떨어지고 조기 완판이 어려울 수 있다”며 “전매제한 등이 없는 곳은 잔금 분할상환 등 규제 전 막바지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청약경쟁률이 치열해지겠지만 전반적인 주택경기 위축 우려로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형성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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